2004-09-17
2004년 4월 한 달을 뜨겁게 달군 밀란 페어.
올 페어는 경기 회복에 대한 강한 기대감이 반영된 전시였다.
다양한 톤을 지닌 오크의 강세와 새로운 업홀스터리 퍼니처의 대두, 여기에 하이테크가 반영된 다양한 기능성 가구들은 올해의 트렌드를 가늠하게 했다.
특히 심플한 구조가 주류를 이루었던 주방가구와 정서와 감정을 표현하는 특별한 오피스는 물론 웰빙과 맞물리면서 급부상하고 있는 욕실과 텍스타일까지 밀란이라는 공간에서 다양한 스타일이 공존했다.
그밖에 전시장을 벗어나 밀란의 플래그쉽 스토어를 통해 신제품을 선보인 B&B italia와 Cassina까지. 밀라노 안팎을 뒤흔든 세계적인 브랜드의 가장 ‘핫’한 제품들을 만나본다.
이번 달에 이어 이번 밀라노에서 나타난 주요 이슈들에 대해 다각도의 접근으로 각 집중 분석해 나갈 예정으로, 트렌드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분석을 통해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오랫동안 지루하게 들어 온 말이지만 밀라노 국제가구 박람회인 i Saloni는 가구와 조금이라도 관련을 맺고 있는 이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연례행사다.
페어 기간 동안 밀라노를 다녀가는 이들만 해도 18만 명이 넘고, 20만 평방 미터의 전시장에 2200개에 달하는 업체가 참가하며 3300명의 저널리스트가 열띤 취재를 펼친다.
어떤 이는 이를 가리켜 ‘가구 올림픽’이라 부른다고 하니 매년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나고, 신예 디자이너가 하루아침에 유명 디자이너로 탈바꿈 할 수 있는 곳이 밀라노라는 것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맞는 말이라 할 수 있다.
2만평에 달하는 Fiera Milano에는 가구회사만 즐비해 보이지만 사실 각 섹터별로 분화되어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부대행사와 이벤트가 마련되어 디자인에 대해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적극적인 참여로 더 많은 실익을 얻을 수 있다.
밀라노에서 열리는 i Saloni에는 가구 관련 전시인 Salone Internazionale del Mobile, 가구 마감과 가구관련 액세서리 업체들이 참가하는 Salone Internazionale del Complemento d’Arredo와 부엌가구 관련 업체의 전시인 Eurocucina, 사무가구 업체들이 전시하는 Eimu.2004 Work and Emotion, 신진 디자이너들의 등용문이라 할 수 있는 Salone Satellite로 나뉘어 진행된다.
2004년 밀란 페어는 새로운 자신감으로 충만했다.
2년마다 열리는 주방가구 전시인 Eurocucina와 사무용가구 전시인 Eimu:Work&Emotion은 물론 지난해 성공적인 데뷔무대를 가졌던 욕실가구와 텍스타일 관련 전시가 이번 해에도 어김없이 열리는 등 예년에 비해 볼거리가 풍성한 전시였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특히 G7 국가들의 가구매출 규모가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한 World Furniture Outlook 2004 보고서가 나오면서 이래저래 2004 밀란 가구 박람회는 희망적인 분위기에서 출발하였다.
가구산업 전반에 걸쳐 올 해가 지난 2년 동안의 경제침체에서 벗어나는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시각이 많아 전체적인 분위기는 온건한 낙관론이 우세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예년의 부진을 만회하려는 듯 거의 모든 업체들이 사업적인 측면에 포커스를 맞춰 출품한 것이 특징.
하지만 방대한 에너지를 뿜어대던 예전의 밀란을 기억한다면 올해의 밀란 페어에서 트렌드의 코드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올해의 밀란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낙관론의 물결을 타고 밀란 페어는 ‘Milano Design Week’라는 새로운 트레이드 마크를 선보이며 프로모션에 나섰는데, ‘새로운 수준의 우수한 디자인이 시작되는 곳이 바로 밀란’이라는 밀란 페어 관계자의 말은 트렌드를 이끈다는 그들만의 자존심이 얼마나 뿌리 깊은 것인지를 느끼게 한다.
이번 페어를 통해 나타난 주요 테마는 몇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먼저 오크의 강세. 톤 다운된 오크는 그레이 컬러의 다양한 변주를 통해 나타났다.
두 번째로 업홀스터리 퍼니처의 강세를 들 수 있다.
이것은 리넨과 같은 소재가 주는 편안함이나 안정적인 느낌이 웰빙과 자연스럽게 맞닿은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로 테크놀러지의 비약적인 발전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필립 스탁이 Cassina를 위해 디자인한 소파는 이러한 테크놀러지의 극점을 보여준 디자인. 각종 홈시어터 기기가 소파 하나로 구동 되도록 고안된 이 제품은 시각과 청각은 물론 촉각까지 만족시키는 제품이다.
물론 밀라노에는 Fiera Milano를 벗어나 자신만의 쇼룸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선보인 B&B Italia와 Cassina처럼 독자적인 컨셉을 고수하는 브랜드도 있다. 밀란 페어에 나타난 새로운 디자인들은 2004년 한 해를 뜨겁게 달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