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17
지난 3월 23일부터 4월 8일까지 봄을 맞이하는 봄축제가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렸다. 이번 봄축제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부산시민들을 맞이했는데, 특히, 외벽을 활용한 프로젝트 맵핑과 기네스에 등재된 빅루프를 활용한 LED 영상으로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특히 맵핑 분야에서 캘리브레이션의 특화된 기술을 가지고 있는 네오맵스에서 15분여의 맵핑 콘텐츠를 선보였다.
글 | 김명준 기자 (mj2279@popsign.co.kr)
자료제공 | 영화의전당, 네오맵스
건물의 실제 특성에 맞춘 캘리브레이션이 관건
프로젝션 맵핑에서 관람객들에게 가장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은 건물의 특성에 맞춰 제작된 콘텐츠에 있다. 일반적으로 모니터의 컬러 균형을 맞추는 용어인 캘리브레이션은 프로젝션 맵핑에서는 건물의 균열이나 창 등에 맵핑 콘텐츠를 맞추는 작업을 의미한다. 기존의 맵핑에서는 주로 여러 각도에서 사진을 찍어 건물의 모양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각도상의 오류로 인해 건물 특성에 맞는 정확한 콘텐츠를 제작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에 영화의전당에서 구현된 프로젝션 맵핑을 제작한 네오맵스는 프로젝션 맵핑 전문 업체로 자사만의 노하우를 통해 건물의 특성에 부합하는 콘텐츠 제작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라고 밝혔다.
이번 제작을총괄한 네오맵스의 강혁 팀장은 건물 전체를 3D스캔하지 않고, 다각도 촬영을 했을 경우 건물이 왜곡되어 보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쉽게 설명을 하자면, 단체 사진을 촬영할 때 어떤사람은 크게 보이고, 어떤 사람은 작게 보이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이런 방식으로 건물의 표면을 책정해서 콘텐츠를 제작하면 어쩔 수 없이 오류가 생길 수 밖에 없다. 가령, 건물의 창에서 피어나는 꽃을 콘텐츠로 구현했을 때 창이 아닌 벽면에서 꽃이 피어나도록 구현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고. 네오맵스는 자체 기술을 통해 건물이 왜곡되지 않는 캘리브레이션 기술을 가지고 있다.
영화의전당 외벽의 경우는 평면에다가 별도의 창과 같은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외벽이라 입체감을 표현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네오맵스의 김상준 대표는 설명했다. 일반적인 평면의 벽면보다는 다각면의 건물이 콘텐츠로 입체감을 표현하기에는 쉽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영화의전당 맵핑의 경우는 벽돌로 구성된 외벽의 느낌을 살려, 성을 표현한 콘텐츠나 외벽이 무너지고, 벽이 뚫리는 등의 벽면의 특성을 활용한 콘텐츠를 선보여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번에 구현된 콘텐츠는 약 15분량으로, 영화의전당에서 요구한 콘셉트에 맞춰 봄이 오는 느낌을 4개의 파트로 구성했다. 첫번째 파트에서는 생명이 움트는 씨앗을 표현했다. 영화의전당 C.I에 사용된 4개의 색을 활용하여 흙속으로 문화라는 씨앗이 심어지는 과정을 형상화했다. 두 번째 파트에서는 영화의전당 역사를 기록한 콘텐츠를 핸드프린팅을 활용하여 선보였고, 세 번째 파트에서는 도시적인 건물을 보여줌으로 문화가 교류되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네 번째 파트에서는 겨울이 지나 새로운 문화가 꽃피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나타냈다.
사실 이번 콘텐츠 구현은 평면의 외벽에서 이뤄졌지만, 네오맵스는 다각면의 건물에서 강점을 드러내는 업체다. 영화의전당 전에 작업했던 동서대학교 어학당의 경우는 다각면이기 때문에 입체감을 더욱 잘 표현할 수 있었다고. 현재도 유투브에서 검색하면 볼 수 있는 영상이라고 김 대표는 덧붙였다. 네오맵스에서는 인터랙션이 가능한 미디어 파사드 연출을 개발 중이다.
화려한 봄의 시작, LED영상
영화의전당은 세계 최대 규모를 공인받은 지붕을 가진 건물이다. 162.7m×61.2m의 크기로 축구장의 2.5배에 달한다. 이 루프에 사용된 클러스터만도 4만 2,600세트이다. 지난 2011년 국제영화제 개막에 맞춰 오픈한 영화의전당의 LED영상은 그 규모면에서 충분히 화제가 되었으나, 다양한 콘텐츠를 갖추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봄축제를 맞은 영화의전당에서는 런닝타임 20여분의 봄을 상징하는 콘텐츠를 보강해 서둘러온 봄의 기분을 만끽했다.
이번 콘텐츠 제작을 맞은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의 김재웅 교수는 루프의 사이즈는 너무 커 선명한 화질의 영상콘텐츠 구현에는 한계가 있어 패턴과 화려한 색상을 사용해서 봄이 오는 느낌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이번 콘텐츠 제작에는 2달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다고 김재웅 교수는 밝혔다. 초반 다양한 콘텐츠를 가져가 영화의전당 루프에 적용시켰는데, 원하는 선명도의 화질이 구현되지 않아 패턴과 화려한 색상으로 구현될 수 있는 콘텐츠로 제작했다고. 제작된 콘텐츠에는 만개하는 꽃, 바람개비, 만화경, 새, 물고기 등 생동하는 봄과 부산을 표현하는 다양한 상징을 넣어 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