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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욱선 한성아이디 디자인연구소 소장

2014-04-04


“저의 디자인 작업의 근간에는 한국적 스타일과 동양철학이 내재되어 있답니다. 동양사상의 출발도 바로 자연에 대한 생각과 해석이며,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것이듯, 자연의 구성원은 음양오행으로 이루어져있으며, 이것은 바로 비워진 공간 속의 우주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것의 의미가 바로 내 안의 비워진 공간이며 또한 우주를 의미하는 아공(我空)에 담겨있습니다.”

기사제공 ㅣ 건축디자인신문 에이앤뉴스

자신의 디자인 작업의 늘 자연에서부터 출발하였고, 자연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 어린 관찰에 의해서 시작된다고 밝히는 디자이너 김욱선. 그는 지난 2003년 아공디자인연구소를 설립한 이후로 다양한 의료, 상업, 주거, 전시공간 등에 걸쳐 한국적 스타일을 차분하면서도 감각적으로 풀어가기 시작한다. 이러한 그의 “한국적인 디자인은 무엇인가?”에 대한 숱한 고민의 흔적은 지난 2007년부터 지속적으로 시도한 것으로 여러 전시디자인 작업에서 잘 나타난다. 그 자신 스스로가 ‘전통과의 첫 만남’으로 표현하듯 2007리빙디자인페어의 ‘음양오행’에서는 전통의 소중함을 깨닫고 자신의 작업 속에 이미 동양적인 요소가 내재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1920년 경성의 전대와 근대가 뒤섞인 이중적 코드를 통해 한국인의 혼에서 희망을 찾고자 한 서울리빙디자인페어 ‘몽환의 도시 경성‘ 역시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절제된 디자인을 통해 전통공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자 하는 디자이너의 참신한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하게 되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디자이너는 2009 리빙디자인페어 ‘Craft 12’ 프로젝트 등을 통해 전통이 현대와 만나 한층 대중과 친밀하게 호흡할 수 있다는 차림공간의 가능성을 참신하게 보여주었다.

“자연을 표현하고 전통이나 예술을 공간에 담을 때 흐뭇한 감동이 전해집니다.” 디자이너 김욱선 소장은 요즈음에는 전통과 현대의 교감이 이루어지는 작업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며, 우리의 선조들이 자연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하여 생각해보고, 그들은 어떻게 그리고 왜 이러한 작업으로 발전되었는지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결과물들이 앞으로의 그의 직업에 적잖은 힘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공간을 다루는 디자이너로서 공간의 출발은 그 쓰임이 가장 중요하고, 그 쓰임에 맞는 소재와 재료에 대한 탐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디자이너는 생각한다.

“디자인을 하게 된 배경은 타고난 기질 때문이겠지만 어려서부터 무언가의 호기심에 빠지면 몇 날 며칠 그 답을 얻기 위해 잠을 자면서도 밥을 먹으면서도 그 고민을 하곤 하였고, 어떠한 것에 관심을 가지면 그 세계에 푹 빠져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였어요.” 디자인은 지속적으로 배우는 과정인 것 같다고 밝히는 김욱선 소장은 최근에도 전통장인들과의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할 기회가 생겨서 전통공예 장인들을 만나볼 기회가 생겼는데, 그 분들의 생활도 다름이 없
었다고 전한다. “주어진 임무의 최선의 답을 얻을 때까지는 잠도 못자고 고민을 하면서 답을 찾아가는 모습이, 어쩌면 그렇게도 디자이너의 모습과 닮아있는지••• 아마도 자신이 옛날에 태어나거나, 명장의 장인 밑에서 생활하였다면 아마도 장인이 되어있지 않았을까?”하며 스스로에게 되묻고 이내 흐뭇한 상상의 나래를 펴본다.

디자이너 직업의 처음 시작을 특별한 이유나 뚜렷한 의식을 가지고 시작한 것이 아니었기에, 그 자신이 추구하는 특별한 철학이나 대단한 개념은 없었다고 하는 것이 그의 솔직한 답변이다. 앞으로 어떠한 생각과 방향의 길을 가야하는 지를 실무를 경험하고 사회를 알아가면서, 고객과의 대화와 관계된 사람들과의 대화와 소통을 통하여 얻게 되었다. 그의 디자인 작업들은 동양적이고, 한국적인 색채를 바탕으로 현대적으로 모던하게 풀어 나가는 작업들이 최근에는 주를 이룬다. 이러한 과정 또한 고객을 만나서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그들의 생각을 듣고 자신의 생각을 접목해 나아가면서 조금씩 다듬어진 것이다. 그리고 두각을 나타내는 건축가나 디자이너의 작품을 유심히 관찰하고 분석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자신만의 생각이 정리된 것이다. 사실 지금의 작업들은 아직도 그저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는 어느 화가 지망생의 삶을 살아가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일 수도 있다고 겸손해 하는 디자이너이다. 김욱선 소장은 지금도 예술작품을 접할 때면 마음 속 어디선가 끓어오르는 그 무언가를 느끼곤 한다. 그래서 특별한 철학적 사고의 개념을 갖고 일을 하기 보다는, 예술적 감성이 충만한 조형적 언어를 가지면서도 공간을 통하여 인간 본연의 본질적 삶과 생활을 느끼고 생각하며,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 지도록 고민하면서 늘 작업에 임한다.

김욱선 소장은 디자인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것은 ‘학교에서 이렇게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이러한 것이다’라고 머릿속에 떠올리지만, 실무를 겪으면서 현실 속에서의 디자인의 의미는 좀 다르다는 것을 뼈저리게 실감한다. “디자인은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라 배웠건만, 과연 디자인 작업을 통하여 삶의 질이 올라가는 것인지, 삶의 가치를 바로 잡을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은 디자인 작업을 하면 할수록 더욱 커져만 간다”고 솔직한 속내를 밝힌다. 자신이 행하는 지금의 디자인 작업이 과연 머릿속에서 그린 그 진정한 의미의 디자인인지는 깊이 있게 생각해볼 노릇이라는 것이다.

그가 말하듯 디자이너는 작가와는 다르게 고객이란 것이 존재한다. 작업의 결과물이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사용하여야 할 사용자의 니즈를 충분히 검토하여 가장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의미의 소위 콘셉트를 도출하고 그 콘셉트에 맞는 디자인을 해야 한다고 늘 교육 받아왔다. 여기서 창의적 사고의 결과를 기대 하지만, 가장 크리에이티브하지 않은 보편타당한 디자인의 결과가 나와져야 하는 이율배반적인 논리에 늘 당황하고, 번뇌하며, 머릿속은 별의별 생각으로 가득 차 어지럽기만 하다. 더구나, 소비지향적 디자인을 해야만 하는 현실에서, 소비되어지는 개념의 디자인을 요구하는 고객의 모든 이야기를 담아내야만 하는 디자이너의 책무는 자본주의 현실 논리라고 자위하긴 하지만, 이러한 경우 그 자신이 때론 무존재감의 공허함으로 다가와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디자이너의 최근 작업들은 좀 더 디자인을 통하여 접근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된다. “가진 자, 소유한 자만의 디자인이 아닌 이제는 디자인을 통하여, ‘가지지 못한 자’, ‘소유하지 못한 자’를 위하여 디자인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를 내심 고민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고자 한 것이다.

“그간 정말 많은 작업을 해왔지만, 대부분이 일개 개인을 위한 작업이 중심이 되어져 왔어요.” 그 고객들이 현재 자신을 완성시켜 주는 커다란 주춧돌이 되어도 하였지만, 때론 소유의 부산물을 생성하는 단초를 제공하여 혼란스러움을 느끼게 할 때도 있었다. 그런 점에서 김욱선 소장은 “이제는 눈을 크게 뜨고 주위를 살펴볼 때가 된 것“ 같다고 강조한다. 아직도 앞으로 디자이너들이 해야 할 작업들이 이 사회에 풍부히 산재해 있음을 쉽게 직시하고 이를 곧바로 실행하고자 하였다. 그가 이런 생각에 눈을 뜨는 시점에 디자인 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실내건축가협회(KOSID)의 중심에서 부회장(대외사업분과)으로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얼마 전 ALTO사옥에서 마련한 ‘KOSID 1% 나눔을 위한 토크 콘서트’ 역시 그 첫단추로 추진된 행사이다. 점차 지식경제, 창조경제의 패러다임으로 변화하는 시점에서 디자인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인식하는 것은 물론 우리 주변에 노인, 어린이, 장애인들을 위한 낙후된 시설이 디자이너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는 현실을 개선하고자 하는 디자이너 프로보노(pro bono) 활동인 셈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김욱선 소장은 앞으로는 ‘10%의 기득층 보다는 소외되어지는 90%를 위한 디자인 작업‘들을 작은 것부터 욕심내지 않고 하나하나 진행하고자 한다고 자신의 디자인관을 밝힌다.

디자이너 김욱선은 어려서부터 스포츠를 무척 좋아했다. 동그란 것을 가지고 노는 것을 즐기긴 하였지만, 운동신경이 유달리 뛰어나지 않은 것을 잘 알아 선수는 절대 못되고 취미생활의 방안으로 많이 활용한다. 지금도 주말이면 조기 축구회를 3팀이나 번갈아가면서 바쁜 주말을 보낸다. 특히 술도 잘 못하는 관계로 맛좋은 음식에 유난히 집착을 하는 성향이 있다.
그에게 디자인에 대한 첫 인연은 아주 단순하게 시작되었다.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는 한 아이가 미술을 하고 싶었으나 예술가는 굶주린다는 어르신들의 반대에 부딪치게 되었고, 그 타협점으로 그림을 그리면서 돈까지 벌 수 있다는 직업을 대안으로 찾게 된다. 디자이너를 소개하는 TV프로가 자신 인생에서 디자인을 해야 한다는 막연한 출발점이 되었던 것이다. 이후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하게만 보이는 직업이란 것을 몸소 경험하면서 과연 디자인이라는 것이 그리 만만하지 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산업디자인학과 졸업하고 초기에는 ㈜개오망디자인, ㈜알텍디자인, ㈜애시스디자인, ㈜이다스디자인을 옮겨 다니게 되었고, 실무 경력을 통하여 나름 디자인을 풀어나가는 과정들을 경험하였다. 대부분의 디자인 전문회사들은 디자인, 설계에 많은 심혈을 기울인다. 하지만 그 만큼의 수익을 따르게 하기까지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었고, 시공을 꼭 동반해야만 회사이익이 되는 현 업계 현실에 많이 부딪치게 된다. “당시 시공을 겸해야만 회사가 유지 되어지는 현실이 안타까웠고, 이러한 생각으로 디자인만으로 운영되어지기를 희망하면서 회사를 직접 설립하였다. 회사명은 아공(我空)으로 정하였다. 자신만의 공간을 구축한다는 슬로건아래 사명을 정하였으나, 그 본뜻은 불교에서 말하는 나 아(我)자에 빌 공(空)자 해서 나를 비우라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설계나 디자인의 질을 높이는데 더욱 초점을 맞추고 너무 돈벌이에만 혈안이 되어 시공에 연연해하지 않으면서 운영을 해 나아길 희망하였고 이러한 그의 생각은 수준높은 디자인작업으로 구현되기 시작하였다. 한 3~4년은 오기와 객기로 버틸 만은 하였지만, 결국 회사경영은 악화되고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악순환은 되풀이 되고, 언제까지 희생만을 직원에게 강조할 수만은 없었다. 이러한 연유로 디자이너는 큰 결단으로 회사를 정리하고 보다 큰 규모의 회사와 병합하였으나, 회사의 이상과 목표점이 다르면 몸도 따라 주질 않듯이 많은 시행착오와 갈등을 겪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현재는 다행히 뜻이 맞는 한성아이디와의 합작으로 디자인연구소를 설립하는 준비를 하고 있다.

그동안 사무실을 운영하면서는 늘 힘들었다고 김욱선 소장은 밝힌다. “힘들 때마다 선배들이나 앞선 선인들은 이럴 때 어떻게 대처해 나아갔을까?”를 수백 번도 더 자신에게 되물었다.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자기 자신의 냉철하면서도 신중한 판단밖에는 없었다. 오랫동안 운영하던 회사를 접으면서도 많은 고민과 갈등의 반복 속에서의 판단하였고 이내 현명한 결정이라고 그는 믿고 있다. 회사를 정리한다고 디자이너의 삶이 끝나는 것은 아니라 생각하고, 김욱선 소장은 지금도 스스로 해야 할 일의 방향을 잡고 묵묵히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디자이너는 참으로 다재다능한 만능엔터테이너가 되기를 강요당하는 현실입니다. 하지만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진 않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죠. 지금은 디자이너로서의 바른 생각과 옳은 실천 의지와 의식을 갖고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의 일을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집에 대한 개념이 바뀌어야 할 때... 삶을 살아갈 계획을 세우는 공동체 공간으로

“현대 도시는 분업과 전문성을 필요로 합니다. 도심의 거대화는 더더욱 인간을 개별화, 개인화를 심화시키고, 사적 익명성을 보장하는 장점은 있으나, 그와는 반대로 농촌 마을에서 볼 수 있는 이웃 간의 끈끈한 유대감은 없어지고 있습니다.”
대형 건설사들의 시공편리성이란 횡포로 몰개성화된 도심밀집형 아파트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이것이 오늘날 도심화의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로 자리 잡고 사회문제, 성범죄 등으로 이어졌다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김욱선 소장은 비판한다. 그는 또한 과다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와 이를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유흥 문화들이 도심 중심지 곳곳에 활개 치며 자리 잡는 것도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라고 꼬집는다.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는 바로 자기 자신을 대변할 수 있는 지금 살고 있는 집에 대한 생각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우리에게 현재 집의 개념은 소유의 개념이며, 투자의 개념으로 인식됩니다. 집은 가족 구성원이 한데 모여 TV를 시청하는 곳이 아닙니다. 서로 같이 머리를 맞대고 서로의 생각을 공감하며 어떠한 꿈을 계획하고 함께 이루며 삶을 살아갈 계획을 세우는 공동체의 공간인 것죠.” 그러한 가족 간의 공동의 생각과 취향을 공유할 수 있도록 공간 계획부터 되고, 가족끼리 서로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공동의 그 무언가를 계획하는 곳이 된다고 상상하고 그 꿈을 이루어 가능 행위들이 집이란 작은 단위공간에서 이루어진다면 앞에서 언급한 문제들은 쉽게 해결될 수 있다고 김 소장은 힘주어 말한다.
최근 세바시 15(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라는 토크 강연 프로그램을 보면서, 디자이너 김욱선은 많은 감명과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고 밝힌다. 최진석 철학교수와 강신주 철학교수의 강연을 접하면서 철학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일깨우게 되었고, 일과 사랑의 의미에 대하여 깊이 있게 생각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는 것이다. 실무적으로는 자신의 첫 직장에서의 길잡이가 되어준 전시형 소장과 디자이너로서의 자세를 알게 해준 최시영 소장은 늘 힘들 때마다 마음 속의 촛불이 되어주어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속내를 털어놓는다.

최근 공간디자인은 더더욱 스타일과 스킨디자인에 많은 집착을 하는 디자이너들이 많지만, 그것은 개인적 취향이며 이것의 사람마다의 개성에 따라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틀림으로 해석하여 숱한 분쟁의 빌미가 되는 사례를 경험하기도 하고 또한 보기도 하였다. 공간이 갖고 있는 힘은 스타일이나 스킨의 의미보다는 그 공간이 의미하고 그 속에서 행해지는 공간적 본질에서 찾아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그는 생각한다. 디자인이 타 장르와의 교류에 대한 측면에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견해이다. 서로에게 좋은 영감과 자극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건축은 인문학, 사회학의 종합예술이고, 예술, 패션, 문학은 결코 다른 장르가 아니라고 그는 생각한다. 다만 표현하는 디테일과 표현 방법의 차이일 뿐 공통분모의 언어를 가지고 있다고 여긴다.

오랫동안 디자인 작업을 하였음에도 만족하지 못하며 아직은 자신이 많이 부족하다고 겸손해 하는 디자이너 김욱선은 자신의 디자인 작업의 해법에 대해 이렇게 표현한다. “디자이너에게 영감은 오래전의 기억과 경험들이 바탕이 되어 순간적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때론 해결 안을 찾지 못할 때가 더욱 많아 책을 수천 번 다시 뒤적여보고, 그러다가 지쳐 머리가 멍해지면, 밖으로 무조건 뛰쳐나가 길거리를 방황하듯 무작정 돌다보면 어느덧 해결안이 정리되어지는 경우도 더러 있었던 것 같다고•••. 디자이너로서의 기초인 툴을 다루는 능력이나 표현을 잘하는 스킬은 중요한 자산인 것은 확실하지만, 디자이너에게 더 중요한 것은 무언가를 행함의 본질적 의미와 가치를 꾀 뚫어 볼 수 있는 통찰력 있는 시야가 있어야 한다고 후배들에게 조언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경험과 사람들의 생각에 관심을 가지고, 나의 생각들을 하나하나 정립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인다. 그러다보면 자신만의 생각이 정리되어지고 자연스럽게 철학적 의미도 담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국의 전통건축 또한 스타일적이고, 스킨적인 접근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전통건축의 본질을 이해하고 그 개념과 원리를 현재의 삶과 생활에 스며들도록 적용하고 개발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라고 밝히는 디자이너 김욱선. 그는 한국의 전통을 그대로 답습하기 보다는 전통의 맥을 잇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려는 공간적 시도를 이어간다. 그 속에서 과거와 현재가 소통하고 조화로운 그만의 공간언어를 살포시 녹여냄으로써 끊임없이 도전하고 디자이너로서의 본분을 잃지 않는 오롯한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누가 시켜서라기보다는 디자이너로서 한국적 디자인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사명감 같은 것으로 그에게 작용했을 것이다. 힘들 때 인생의 촛불이 되어준 고마운 분들에게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따뜻한 마음으로 대하는 디자이너의 이러한 지속적인 고뇌와 노력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어 갈지 기대해도 좋을법하다


김욱선 Wookseon Kim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산업디자인학과 졸업 후 ㈜개오망디자인, ㈜알텍디자인, ㈜애시스디자인, ㈜이다스디자인 설계이사를 역임하고 2003년 아공디자인연구소를 설립하였다. 현재 한성아이디 부설 디자인연구소 유하우스 소장, 한국실내건축가협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BS 다큐-맞수 <이성과 감성사이> 등 여러 TV프로그램에도 출연하였으며 리빙디자인페어-디자이너스초이스, 세계실내디자인대회전시 영화배우의 방, 서울디자인페스티벌 통영 12craft의 초대작가로서 많은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굿 디자인(GD마크) 환경건축부문 등 여러 공모전의 심사위원으로도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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