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06
도처에 넘쳐나는 환경 관련 기사들을 훑어본다. 생태계 개체수 감소와 원전 방사능 문제, 썩지 않는 막대한 쓰레기에 대한 내용들을 보노라면 마치 ‘살아가는 게 나를 죄인으로 만드는’ 듯 하다. 지구를 구하기 위해 심청이처럼 바다에 뛰어들 수도 없고, 병구처럼 물파스와 때수건을 들기도 애매한 지금, 우리가 택할 수 있는 환경적인 해답은 무엇인가.
에디터 | 이은정(ejlee@jungle.co.kr)
사람이 살아가는 곳, 그 어디든 오염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쉼 없이 소비를 거듭하는 존재가 바로 사람이기 때문일 것. 소비와 문화적인 취향이 같은 위치를 점하게 된 작금의 세태에서 소비를 멈추는 일은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일과 다름 없으리라. 주어진 환경 안에서 새로운 소비방식을 고민하는 것이 사람들에게 남겨진 새로운 숙제일 듯. 이러한 전 지구적인 분위기에 부응하듯 지난 4월 5일,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하 KCDF)에서는 도심 속 그린문화프로젝트 ‘도시농부의 하루 展’의 개막식과 더불어 ‘그린문화선언식’이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KCDF 최정심 원장의 주최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는 그린문화 확산을 위해 김영종 종로구청장과 문화체육관광부 및 녹색성장위원회 관계자와 신동헌 도시농업포럼 공동대표 등이 참여하여 힘을 실었다. 지하 전시장부터 옥상정원에 이르기까지 KCDF의 모든 공간을 이용해 꾸며진 전시는 곳곳마다 색다른 환경적 아이디어로 가득했다. ‘도시농부의 하루’라는 이름에 걸맞게 실제 도심에서 적용해볼 수 있는 소박한 정원과 골목길에 대한 다양한 제안과 해석들은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의 호응을 불러 일으켰다. 특별한 사람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정원 가꾸기’라는 주제는 이번 전시를 통해 ‘보는 정원, 만드는 정원, 그리는 정원, 읽는 정원’ 등의 네 가지 형태로 사람들에게 제시되었다.
네 가지 시선 속에는 정원 작품부터 정원용품, 첼시 플라워 쇼 수상 작가 작품전 등 20여명의 디자이너와 디자인 그룹들의 다양한 작품들이 준비되어 있다고. 특히 ‘팔레트 정원’ 및 ‘테트리스 베란다 정원’ 등 기발한 상상력이 발휘된 작품부터 ‘실내 암석 정원’ 및 ‘옥상정원’ 등 실생활에 적용 가능한 작품 등 그 스펙트럼은 다양하다. 또한 텃밭부터 업사이클링으로 재탄생한 녹색공간 등 공동체 속에서 구현 가능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상담코너를 전시회 기간 중 상시 운영할 예정이라고.
최정심원장은 ‘정원으로 대표되는 생활 속 녹지공간은 자연 생태계를 우리 생활 공간 속에 가장 가까이 만들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라며 ‘도시농부는 이런 상징성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단어이며 앞으로 도심 속 그린 문화 확산을 위한 다양한 방법론을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3월 30일부터 시작된 이번 전시는 4월 26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