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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멀티미디어환경에 따른 변화와 도전 ②

2011-09-01


기존 출판 시스템에서 편집자는 사진을 선택할 수 있는 최종 편집권을 가졌다. 사진가와 편집자 사이의 이러한 관계는 저술의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사진의 표현과 폭을 제한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온라인 저널리즘에서는 독자들에 의해 사진이 선택되고, 편집될 수 있는 적극적인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통해 더 많은 협의와 민주적인 편집 방식이 가능하다. 온라인 포토저널리즘은 아래 두가지 측면에서 디지털 매체가 가진 장점을 살릴 수 있다.

글 | 김성민 경주대 조형예술학부 사진영상학과 교수


1. 기존의 신문, 잡지, 사진집, 시디롬 버전에서의 속보성의 문제와 디지털 카메라의 해상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온라인 시스템 자체가 디지털 포토 스트림의 전형적인 방식으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취재에서 전송, 편집, 게재가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또한 저해상도의 화면 구현이 최종 출력 상태이므로 그다지 큰 비용이 들지 않는 저가의 카메라로도 얼마든지 페이지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98년부터 시작된 NPPA(National Press Photographers'''' Association, 전미사진기자협회)의 VE(Visual Edge) 워크숍은 웹진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시스템 체제 적응과정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고, 저해상도의 카메라를 이용했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2. 온라인 포토저널리즘은 새로운 형태의 이야기 전달방식을 시도한다. 단순히 독자들이 기사를 읽는 방식이 아니라, 사이트에 들어와 여러가지 다른 방식으로 뉴스를 감상할 수 있는 형태를 말한다. 일례로 뉴욕 타임스는 360도 회전한 상태의 전체 이미지를 보여주는 방식을 실험적으로 가동한 바 있으며, NPPA도 IPIX 기술이라는 일종의 Quicktime VR 기법을 사용해 좀더 폭넓은 시각적 효과를 시도한 바 있다.



뉴스 매체들의 이러한 변화와 더불어 주목할 만한 또 다른 변화는 뉴스 에이전시의 온라인 서비스로의 이동이다. 필연적으로 경제성에 입각하는 에이전시들은 온라인 서비스로 옮겨갈 수밖에 없다. 코닥의 사진 교환 프로그램인 픽처 익스체인지(Picture Exchange)는 저해상도의 이미지들을 찾아본 후에 고해상도 이미지들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업계의 표준이 되고 있다. 매그넘, 코르비스, 블랙스타와 같은 대형 사진 에이전시들이 모두 온라인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고, 이중 주목할 점은 기존에 하기 어려웠던 각 포토저널리스트들의 포트폴리오 홍보를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아주 손쉽게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그러나 온라인 포토저널리즘의 미래가 밝은 것만은 아니다. 현재 대부분의 신문, 잡지의 온라인 버전은 그 내용을 모체인 인쇄 매체로부터 그대로 옮겨온 것들이거나 더 심각한 경우 요약판인 경우가 많다. 뉴미디어의 혜택은 단순히 번쩍이는 기술에 있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진지한 뉴스 조직들은 젊은이들이 온라인 미디어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또한 미래의 온라인 뉴스 청취자들은 사이트의 독특한 내용과 관점 그리고 질적인 면에 끌리게 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편집인과 출판인들은 질 높은 온라인 뉴스 제작을 통해 온라인 출판 사업이 10년 혹은 그 이후 성숙되었을 때를 준비해야 한다.


멀티미디어 융합의 새로운 가능성 : 플래티퍼스
플래티퍼스(Platypus)는 오리너구리라는 뜻으로 포유류와 조류의 혼합동물, 즉 매체간의 융합을 뜻한다.


현재 웹진으로 자리 잡고 있는 더크 할스테드(Dirk Halstead)의 디지털 저널리스트(www.digitaljournalism.org)와 NPPA에서 진행하고 있는 플래티퍼스 프로그램은 포토저널리스트들이 기획, 조사, 기사 작성, 스틸 사진 촬영, 비디오 촬영, 편집 과정을 모두 처리해 신문이나 잡지를 위한 스틸사진 프로젝트와 텔레비전을 위한 양질의 비디오 스토리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비전들이다. 응급실과 마약 포토스토리로 유명한 유진 리차드(Eugene Richards)는 현재 자신의 디지털 비디오 작업에 열중하고 있으며, 전쟁 종군 기자로 알려진 데이빗 턴리(David Turnley)도 비디오 다큐멘터리를 나이트 라인 뉴스에 제공하고 있다. 새로운 해결 방안을 찾는 시도는 NPPA가 컷팅 에지 워크숍(Cutting Edge Workshop)을 통해 사진기자들에게 비디오 저널리즘 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컷팅 에지 워크숍은 디지털 영상 편집 기술을 학습하는 NPPA의 교육 세미나로, 편집과 관련된 업무를 하는 모든 뉴스룸의 기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를 보면 포토저널리즘과 비디오저널리즘의 구분과 경계가 사실상 무너졌다고 볼 수 있다.


사진가들은 대부분 기자들과 같이 현장에 나가 이들의 기사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사진들을 촬영한다. 신문 사진기자가 스틸과 모션 비디오를 함께 촬영한다면, 기자의 뒷받침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된다. 독립적으로 촬영한 비디오에 뉴스 기사를 육성으로 녹음하기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실제로 포토저널리스트는 동화상 스토리를 기자, 프로듀서, 디렉터와는 별개로 제작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디지털 비디오는 디지털 매체 자체가 지니고 있는 매체 헤게모니가 사진가로 복귀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아주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전통 스토리텔링으로의 회귀

고전적인 다큐멘터리 접근방식은 새로운 네트워크상의 인터액티브 멀티미디어와 다양성 및 주제에 대한 탐구적 자세라는 측면에서 차이가 없다. 비록 대부분의 주요 출판업계가 증가하는 인공영상과 상업 추구라는 명목 아래 고전적인 방식을 포기하긴 했지만, 몇몇 사진가들은 오히려 최초의 철학을 확장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기존의 포토저널스트들은 이와 함께 작은 규모의 출판, 시디롬, 대체 간행물들을 통해 전통 철학을 고수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자기기들의 가격이 낮아지고, 네트워크상의 멀티미디어 공간에서의 수요가 늘어감에 따라 이러한 독립사진가들은 더욱 큰 빛을 발하리라고 본다. 본문, 레이아웃, 연속사진기법, 동영상과 사운드의 결합 등과 같은 다양한 기법과 표현기술을 동원해 더없이 좋은 전성기를 구가할 수도 있다.


사진의 발명이 세계를 더 정확하게 묘사하려는 시도로부터 화가들을 자유롭게 했던 것처럼, 디지털 이미지와 멀티미디어 기술은 포토저널리스트들을 반기계적인 복사자에서 적극적인 목격자로서 더욱더 개방적으로 해석하고, 다면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발전시킬 것이다.(프레드 리친의 ‘전자시대의 사진’) 결국 새로운 매체에 의해 포토저널리즘이 사장되기보다는 적극적인 해석자로서의 역할이 더욱더 강조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필연성에 대해 톰 허바드(Tom Hubbard)는 “포토저널리즘은 해마다 향상되고 있지만, 과거에 이미 행해졌던 것들을 되풀이 하는 경향이 있다. 기사를 위한 삽화가 포토저널리즘의 최대 과제는 아닐 것이다. 포토저널리스트들은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스스로 새로운 방식들을 창출하기 위해 매진해야 한다. 피동적인 자세로 회피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지적한다.

포토저널리즘 시장에서 디지털 매체의 등장은 출판과 대중 매체에 대한 전체적인 통제력이 소수의 매체 골리앗들로부터 개인 사진가들과 일반 대중들의 손으로 넘어오게 하는 잠재적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텔레비전이나 비디오 저널리즘과 겨룰 수 있는 경쟁력을 제공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새로운 매체가 가진 기술적인 매력에의 탐닉이나 오용, 이와 상반되는 소극적 자세는 이 모든 가능성들을 잠재우고, 이제까지 쌓아왔던 포토저널리즘의 확실성마저 위협할 수 있다. 이런 가능성이 단지 미래의 약속으로만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새로운 매체에 대한 진지한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 세바스찬 살가도의 다음 말에서 잘 알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방식은 나날이 바뀌고 있고, 그 정의조차도 변화되고 있다. 변화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우리의 주변 환경과 현시대를 이해하려고 하고, 점차적으로 복잡하게 변화하고 있는 외부 자극들에 반응하려는 우리 인간들의 욕구일 것이다.”



* 본 기사는 <월간사진> 2007년 4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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