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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혼자만의 식사

월간사진 | 2015-05-07


낯선 영국에서 홀로 밥 먹는 것에 익숙해진 사진가 김대웅. 그가 테이블 앞에 홀로 앉은 현대인의 모습을 에 담았다.

기사제공 ㅣ 월간사진

경험과 기억, 그리고 사진

사진가 김대웅의 연작에는 레스토랑에 홀로 앉아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담겨 있다. 서구 사회에서 전혀 낯설지 않은 이 평범한 풍경이 유난히 쓸쓸해 보이는 것은 혼자서 밥을 먹는 사람들을 연민의 눈길로 바라보는 한국인 특유의 감정이 개입되기 때문일 것이다. 영국에서 오랜 유학생활을 한 사진가 김대웅은 그간 다양한 시리즈를 통해 현대인의 외로움과 고독에 천착해왔다. 그는 자신의 주변 인물과 상황을 세심히 관찰한다. 그리고 특유의 내러티브로 인간이면 누구나 갖고 있는 보편적 감정을 사진작품으로 재조명한다. 주목할 점은 초기작부터 최근 작업에 이르기까지, 작업 출발선에는 항상 자신의 개인적 경험과 기억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 실제로 혼자만의 시간을 자주 보내야 했던 자신의 경험을 에, 유학 시절 컴퓨터로 한국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외로움을 달랬던 자신의 모습을 동료 유학생에게 투영시킨 시리즈로 드러낸다. 그는 “유학 초기, 토론 수업이 많은 영국의 수업 방식을 따라가지 못해 고생을 많이 했다. 교수로부터 한국으로 돌아가라는 권유를 받았을 정도다. 한국에서는 보지도 않던 오락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향수를 달랬다. 그렇게 외로움을 이겨가며 묵묵히 작업을 이어갔고, 지도 교수 중 한 명인 저명한 사진가 베티나 본 즈웨일(Bettina Von Zwhel)이 내 작업을 호평해 준 것을 계기로 점점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며 힘겨웠던 유학 시절을 회상했다.

혼자가 익숙한 사람들

우여곡절 끝에 영국 생활에 적응한 후 진행한 시리즈는 두 파트로 나뉜다. 은 2013년 홀로 떠난 미국 여행 중 우연한 기회에 시작했다. “2013년 미국을 한 달 넘게 여행한 적이 있다. 혼자 렌터카를 몰고 곳곳을 돌아다니며 미국 문화를 체험했다. 그곳에서 영국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24시간 레스토랑에서 밤늦은 시간에 혼자 식사를 하는 사람들을 마주했고, 묘한 감정을 느꼈다.” 그는 레스토랑에 홀로 놓인 사람들을 조용히 관찰했고, 몰래 촬영했다. 그 후 촬영 대상에게 다가가 자신이 찍은 사진을 보여주고 허락을 구했다. 다행히도 대부분의 사람이 흔쾌히 촬영한 이미지 사용을 문제 삼지 않았다. 여행에서 돌아온 후, 영국에서도 같은 주제로 촬영을 이어갔다. 다만 영국에서 진행한 는 촬영한 이미지를 폴라로이드 형태로 인화하는 방식을 택했다. 형식에 변화를 둔 것에 대해 작가는 “첫 번째 시리즈는 촬영 당시 나의 감정 상태를 집중해서 보여주고 싶었다. 반면 영국 작업은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에 익숙해진 현대인의 삶이 즉석 사진과 닮아 있다는 것에 착안해 ‘폴라로이드 필름 형태 인화’라는 장치를 더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혼자 밥을 먹는 사람들은 의자, 블라인드, 테이블, 창 등에 조금씩 가려져 있다. 그 안에서 그들은 자신만의 세상에 빠져 있다. 누군가 멀리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 채 세상과 단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렇지않게 살아가는 현대인의 이면을 상징한다. 처음에는 혼자 밥 먹는 것이 어색했지만, 오랜 외국 생활 덕분에 그 모든 상황이 익숙하다는 사진가 김대웅. 그는 외로운 영국 생활을 마치고 얼마 전 귀국해 새로운 삶을 준비 중이다.


김대웅 (Kim Dae Woong)
2008년 서울예술대학 사진과를 졸업했다. 그 후 London College of Communication BA Photography를 거쳐 2014년 Royal College of Art에서 MA Photography 과정을 마쳤다. 2011년 (Host Gallery, London), 2012년 (National Portrait gallery, London), 2014년 <5 Under 30>(Daniel Blau, London) 외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송은 아트 큐브에서 4월 22일까지 자신의 첫 번째 개인전 전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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