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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솔직, 담백한 그녀의 모놀로그

2006-06-27


이른 오전 시간, 홍대 앞에서 만난 그녀는 늘 보아왔던 사진 속의 모습처럼 꾸밈없는 모습 그대로 였다. 꽤 오랜만의 만남이었음에도 편안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었던 그녀와의 시간… 솔직, 담백한 시선으로 당당하게 ‘나’를 표현하는 그녀의 모놀로그는 관객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매력을 지녔음을 의심치 않는다. 아직 감상해보지 못하신 분 이시라면 지금부터 함께 감상해보면 어떨까요?

기사제공 ㅣ 월간 디지털 캐치

안녕하세요. 강수정님.. 간단한 소개부터 부탁 드릴께요.

안녕하세요, surannee, 쿨수정입니다. 이렇게 사진으로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아직 배울 게 많지만 관심 있게 봐주시고 이렇게 인터뷰 기회까지 주시다니 감사하고 또 조금 쑥스럽기도 하네요. (웃음) 그리고 제 사진들에 여러 분들이 어떻게 공감을 해주실지 오히려 제가 더 궁금하기도 합니다.
여하튼 인터뷰라니 떨리고 즐거워요!!


쿨수정이라는 닉네임은 어떤 의미인가요?

쿨수정이라는 닉네임은 2000년 무렵부터 사용했던 것 같아요. 사진이라는 취미에 빠지기 이전부터 운영해오던 개인 홈페이지에서 사용하던 닉네임이에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고 말 그대로 쿨한 사람이 되자.. 쿨한 강수정이 되어보자는 의미죠. (웃음)


쿨한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요?

음.. 글쎄요. 좋은 건 좋다 싫은 건 싫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 하고 싶은 건 할 수 있는, 자기 감정에 솔직한 사람? 그런 사람이 쿨한 사람이 아닐까요? (웃음)


최근에는 닉네임 앞에 surannee라는 단어를 함께 붙이시던데 어떤 의미인가요?

Surannee는 불어로 17이라는 뜻입니다. Keren Ann이라는 가수의 노래 제목이기도 한데 영어 버전인seventeen도 있어요. 작년 여름 즈음 사춘기 소녀마냥 잠시 방황했던 때가 있었는데 그 때 들었던 이 노래가 너무 좋았어요. 어감도 좋고 항상 열일곱 소녀처럼 살고픈 마음에 닉네임과 함께 쓰고 있습니다. (웃음)

사진은 언제부터?

사진은 어릴 때부터 참 좋아했어요. 찍히는 것도 무척 좋아했고 집에 있던 필름자동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면서 친구들을 찍어주곤 했던 기억도 나네요. (웃음)
본격적으로는2004년 봄이었던 것 같아요. 갖고 있던 니콘 쿨픽스를 가지고 출사를 다니면서 알게 되었던 인성이라는 분의 ‘연애사진’ 이라는 제목의 사진을 보고 DSLR을 사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죠.


사진 일도 잠시 하셨던 걸로 알고 있는데요..

학원강사를 하고 있다가 스튜디오의 구인광고를 보고는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혀 경험도 없던 상태였는데 덜컥 들어가버렸죠. (웃음) 1년 반정도 일했던 것 같아요. 늘 같은 사진에 대한 매너리즘 같은 게 느껴져서 그만두게 되었죠.


사진을 보면 일반적으로 셀프라고 하면 떠오르는 자신을 보다 과장해서 예쁘게
표현 하는 사진들과는 다르게 자신의 꾸밈없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스스로의 이미지는 어떤 것일까 궁금해지는데요.


글쎄요.. 조금 쑥스럽지만 밝고 귀여운 이미지?? (웃음)
‘수정님 사진은 밝아서 좋아요~’ 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나의 이미지라는 틀에 매이기 보다는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으면 다양하게 찍어보는 편이에요.
그리고 때로는 내가 찍어보았던 느낌으로 다른 이를 찍어보기도 하죠.


그렇다면 셀프를 통해 담아 내고 싶은 나의 이미지는 어떤 것일까요?

나만의 독특한 매력이 있는 사람..
다른 사람들이 제 사진을 보았을 때 저 사람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웃음)
실제의 저도 조금은 독특한 면도 있는 것 같지만 저는 개성 있다는 말을 듣는 것이 좋아요.

강수정님의 셀프 사진들을 보면 한 장면 속에 여러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이나 시간의 흐름을 따라 이어지는 컷이 무척 많은 것 같습니다.

저는 제 모습을 통해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들려드리고 싶어요. 한 장면 속에 저 혼자 덩그러니 있는 사진이라면 어쩐지 너무 평범할 것 같거든요. 그런 면에서 시간의 흐름에 대한 표현은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한 훌륭한 표현 방법인 것 같아요.
공간 속에 존재하는 그 시간과 이야기들을 표현하기 위해 함께 촬영한 여러 장의 사진을 이어 붙여 보기도 하고 때로는 디지털 작업으로 합성을 통해 표현해 보기도 하죠. (웃음)

최근 사진 중에 spring rain이라는 제목의 시리즈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금이 계절적으로 봄이기는 하지만 모노 톤의 사진에서는 특별히 봄에 대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이런 제목을 붙인 이유가 있을까요?


저는 사진에 맞는 배경음악도 사진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그러다 보니 때로는 음악을 고르다가 음악 제목에 맞춰 사진의 제목을 짓기도 합니다. (웃음)
사진은 을왕리 해수욕장에서 찍은 사진인데요.. 봄인데도 춥고 모래바람이 무척 많이 불던 날이었죠. 음악을 듣다 보니 사진 속의 모래바람이 마치 봄비처럼 느껴졌어요. 음악과 사진, 제목 등 여러 가지 분위기들이 복합적으로 다 마음에 들었죠.

야외에서 촬영한 셀프 사진들도 많이 보이는데 삼각대를 항상 갖고 다니세요?

그렇지는 않아요. 전에는 미니 삼각대가 하나 있었는데 잃어버리고는 아직도 장만하지 못하고 있네요. (웃음)
사실은 삼각대보다도 어디든 올려놓을 곳만 있으면 됩니다. 물론 원하는 앵글을 잡기 어려울 때도 있지만 저는 원하는 앵글이 어렵다면 아쉬운 대로 다른 각도로 찍어보는 편이에요. 물론 가끔 수평이 안 맞아 크롭해야하는 불편함이 있기는 합니다. (웃음)


셀프 사진 이외에도 다른 분들의 사진 속 모델로도 자주 등장하시는 것 같아요.

셀프로 단련된 내공인가요? (웃음)
그럴리가요? (웃음) 셀프도 좋아하고 찍히는 것도 좋아하기는 하지만 누군가에게 찍힌다는 건 여전히 늘 어색하기만 합니다.
다행한 것은 저를 찍어주시는 분들이 대부분 친한 분들이어서 그나마 부담이 덜하다는 것이죠. 이왕 찍는 거 쑥스러워도 잘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항상 찍곤 하는데 사실 때론 실망할 때도 있기는 해요. (웃음)

기타 치는 모습의 사진이 눈에 뜨이더군요. 기타, 사진.. 그 외의 취미도 있을 것 같은데요.

대학 때 음악 동아리 활동을 했었어요. 기타는 그래서 조금 칩니다. 후배 건데 어쩌다 보니 아직도 제가 가지고 있네요. (웃음) 그 외에는 여행도 좋아하고 글 쓰는 것도 좋아해요.
참, 라디오 듣는 것도 아주 좋아합니다. (웃음)


어쩐지 학창시절이 궁금해지네요. (웃음)

고등학생 때는 말 그대로 모범생 스타일이었어요? 물론 놀 땐 잘 놀았지만.. (웃음)
대학 때는 술도 참 많이 마셨고 학과공부보다는 동아리 방에서 살다시피 했었죠.


포토샵 책도 냈다던데..

디자인 관련 일을 하고 있는 후배의 소개로 쓰게 되었는데 쑥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뿌듯하기도 합니다. (웃음) 책은 작년 12월에 발간됐어요.
아직 확실한 건 아니지만 출판사 분들이 좋게 보아주셔서 올해는 셀프에 대한 에세이 형식의 책도 한 권 준비 중에 있습니다.

장비에 관한 이야기는 어쩌면 명필에게 붓을 물어보는 우문일지도 모르겠지만 다른 분들께도 늘 질문을 드리곤 하는데요.

저는 니콘의 D70을 쓰고 있어요. 처음 샀던 DSLR인데 지금도 큰 불편함 모르고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니콘 기종은 무선 리모콘이 저렴해서 셀프를 찍기에도 참 좋은 것 같아요. (웃음)


어떤 사진을 좋아하세요?

제 경우는 좋아하는 사진가 분들이 너무 많아서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 것 같아요. 물론 유명한 사진 작가들도 많겠지만 저는 오히려 주위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 같고 그 사람들의 사진을 즐겨보고 참 좋아합니다.
처음에 제게 사진에 대한 매력을 느끼게 해 주었던 insung이나 TOULEJOUR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 같고 요즘은 bcut님, 춤추는 눈고양이 설묘님의 사진을 인상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웃음)


지금의 강수정님에게 사진이란 어떤 것일까요?

음.. 지금은 아마도 일상생활이 아닐까요? 늘 함께하고 있고 누구나 그렇겠지만 전에는 잘 몰랐던 것들이 달라보이고 아름다워 보이고.. 몰랐던 세상을 알게 해준 친구입니다. (웃음)


마지막으로 포토비와 디지털캐치의 독자분들게 인사말 부탁드리겠습니다.

처음 디지털 캐치를 본 것은 제가 모델로 나온 사진이 있는 모습이었는데 지금은 주인공으로 다시 만나니 느낌이 새롭고 더 의미 있는 듯하네요. 또 포토비라는 자유롭고 다양한 좋은 사진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참으로 행복한 일이고요. 그런 공간과 글, 정보를 나눠주시는 것 너무 감사하고요.
풍성하고 자유로운 이런 행복한 사진 공간에서 여러 분과 모두 사진으로 즐거운 만남 계속 가졌으면 좋겠어요.
이제, 따스한 날들이 계속되어서 이제 많은 분들이 이곳 저곳으로 즐거운 걸음을 하시겠지요?
저도 열심히 꽃 길과 바닷길을 찾아 다녀야겠어요. 언제 기회가 된다면 사진 이야기도 나누고 함께 출사도 가는 즐거운 상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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