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04
‘엄마’와 ‘아빠’라는 말에는 낳아준 여자와 남자라는 뜻 이외에도 어떠한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역할이 내재되어 있다. 엄마가 아이를 양육하고 아빠가 가정의 경제를 책임지는 것이 일반적으로 여겨지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지만 모든 가정이 일반적인 것은 아니다. 부모 중의 한 사람이 양육과 경제를 모두 책임지는 한부모 가정도 많다. ‘두 개의 상상(像)’은 그 중에서도 육아와 생계를 모두 책임지는 엄마이자 아빠인 한부모 여성가장들을 주제로 한 사진전이다.
에디터 | 최유진(yjchoi@jungle.co.kr)
자료제공 | 아름다운재단
한부모 여성가장들의 모습을 담은 사람은 사진작가 조선희 씨다. 파워풀한 포스만큼이나 예술적인 사진작품을 선사하는 그는 이번 전시에서 한부모 여성가장들의 모습을 통해 그들의 일과 꿈을 선보인다. 생계를 위해 혹은 꿈을 이루기 위해 택한 그들의 일은 다양하다. 그러한 일의 종류는 전시에서 다양한 오브제들을 담은 사진을 통해 소개된다.
요리를 위해 손질된 닭, 손잡이에 붕대가 감긴 가위, 오래된듯한 칼, 국자, 마네킹, 다리미 등이 사진의 주인공이다. 조선희 작가가 촬영한 이 모든 것들은 여성가장들이 하고 있는 일과 관련된 물건들이다. 여성가장들의 일과 꿈을 표현하기 위해 조선희 작가는 오브제와 그들의 모습을 함께 렌즈에 담았다.
사진에 담긴 사물들은 생계의 수단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들의 꿈을 반영하는 사물이자 그 꿈을 이루어주는 수단이다. 오브제들을 담은 사진과 함께 전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실제 인물들의 모습은 일과 꿈 모두를 보여준다. 전시의 제목 ‘두 개의 상상(像)’에는 일에서 사용되는 사물과 그들의 모습을 통해 일인 동시에 꿈인 두 가지의 상 모두를 보여준다는 뜻이 담겨져 있다.
조선희 작가가 한부모 여성가장들의 모습과 그들의 오브제를 카메라에 담은 것은 아름다운재단 희망가게의 100호점 돌파를 기념하기 위해서다. ‘희망가게’는 육아와 생계의 짐을 짊어진 한부모 여성가장들이 사장인 작은 사업체이며 이는 2004년 (주)아모레퍼시픽 창업자 장원 서상환 회장의 가족들이 고인을 기리는 유산기부로 시작된 한부모 여성가장 창업지원사업이다. 이번 전시를 위해 여성이자 엄마인 조선희 작가는 80일간의 작업을 통해 희망을 탐색했고, 희망가게 창업주들의 일과 꿈을 담은 38점의 사진작품들을 완성했다.
전시장에는 100호점 돌파를 기념하기 위해 미너어처로 제작된 1호점에서 100호점까지의 희망가게가 설치되기도 했다. 희망가게는 이제 101호점 개업을 앞두고 있으며 이를 위해 (주)아모레퍼시픽 임직원 500여 명의 기부금이 전달되기도 했다.
‘두 개의 상상(像)’전은 노암갤러리에서 7월 5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