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07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유니클로의 UT 컬렉션 전시장에 다녀왔다. 이번에는 또 어떤 아티스트들이 티셔츠를 캔버스 삼아 작품을 수놓았는지 궁금증을 자아냈는데 뮤지션 호란을 시작으로, 디자인정글을 통해 이미 인사를 나눴던 아티스트 김한나와 YP, 그리고 일러스트레이터 김시훈이 한국 작가로 당당히 참여했다!
에디터 | 이상현(shlee@jungle.co.kr)
지난 4월 3일과 4일 양일간,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유니클로의 2009 UT 컬렉션 전시회가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문화공간 탐앤스페이스(Tom N Space)에서 열렸다. 이 행사는 소비자들에게 보다 신선하고 다양한 티셔츠를 선보이기 위해 마련된 유니클로의 ‘티셔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현재 다양한 장르의 신진 아티스트를 발굴 소개하는 국제적인 문화 활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메가 컬쳐(Mega Culture)’를 주제로 열린 이번 전시 역시, 해외 유명 아티스트들(바스키아,키스 해링 등)의 작품과 더불어 국내 젊은 아티스트의 독특하고 재미있는 프린트 티셔츠가 소개되어 이목을 끌었다. 1회(김태중, 사이다, 김윤아, 류승범)와 2회(강혜정, 나난, 타이거JK, 좋겠다프로젝트, 장윤주)에 참여했던 아티스트들의 화려한 이력 덕분에 올해는 또 어떤 작가들이 동참할지 궁금증을 자아냈는데, 뮤지션 호란을 위시해 디자인정글을 통해 이미 소개되었던 아티스트 김한나와 YP, 그리고 일러스트레이터 김시훈이 함께 해 더욱 반가웠다.
토끼와 한나의 기묘한 동거를 화폭에 그려내는 아티스트 김한나는 유니클로 티셔츠에도 어김없이 작가의 작품 세계를 고스란히 표현했다. 이번 행사를 위해 부산에서 ‘상경’한 김한나는 “티셔츠에 프린트되는 점을 염두에 두고 새로운 화풍이나 방법을 고안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니클로는 주제를 상정해 그에 걸맞은 작품을 참여 아티스트에게 의뢰하지 않고 작가가 아무런 제약 없이 자유롭게 창의성을 펼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는 것. 최근 지면을 벗어나 교통카드, 티셔츠 등 다른 매체에 일러스트를 싣고 있는 김시훈 역시 “심지어 쓰레기통을 그리겠다고 했는데도 별 말이 없었다. 여느 작업들과 비교해 봐도 이번 유니클로 프로젝트는 즐거운 마음으로 동참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렇듯 UT는 작품이 단순하게 티셔츠를 장식하는 프린트 용도로 격하되는 것이 아니라, 아티스트들의 오롯한 캔버스 역할을 도모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새로운 문화적 영감과 창의적 자극을 선사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 역시 다양한 인스톨레이션을 통해 유니클로가 담아내는 문화적인 공기와 풍경을 구체화하고 있었다. 이를 테면 만화 캐릭터를 프린팅한 티셔츠와 조립식 장난감을 함께 배치하거나 고전 LP판의 커버를 담은 티셔츠를 턴테이블이나 DJ 부스 등과 어울려 두는 식이었다. 이 밖에도 여성의 아름다움을 담은 Female, 천진한 동심을 담은 Innocence, 신구 예술계를 선도한 아티스트의 Art, 소신을 표현한 자아를 표현하는 Ego와 세상을 이끌어온 서로를 표현한 Cooperate, 유니클로를 지지하는 이들을 위한 Fan UNIQLO, 마지막으로 유니클로가 세상에 헌정하는 Special 등 총 8가지 테마로 구획된 섹션을 통해 300여 장의 티셔츠가 소개되었다. 전시장에 공개된 2009 유니클로 UT 컬렉션의 제품은 곧 전국 매장을 통해 시판될 예정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