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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 리뷰

우리가 알던 칼하트, 앞으로 우리가 만날 칼하트

2009-04-21

스트리트패션을 좋아하는 이들이 한번쯤은 거쳐가는 아이템들은 무엇일까? 슈프림의 후드집업과 박스로고 티셔츠, 나이키의 에어포스 원과 덩크하이, 아디다스의 슈퍼스타, 푸마의 스웨이드 등의 아이템들이 아마 그런 것에 해당될 텐데, 칼하트라는 브랜드의 봉긋한 비니 또한 저렴한 가격과 심플한 디자인 덕분에 누구나 한번쯤은 착용해 보았을 거라 생각된다. 비니는 많이 보았고 후드집업도 가끔 보였지만 그 외의 아이템들은 만나보기 힘들었던 칼하트, 그런 칼하트를 데뷔 6년 차 스트리트 편집매장 웍스아웃에서 어느 날부터 만나볼 수 있었는데 웍스아웃에서 만나본 칼하트는 기존에 우리가 만났던 루즈하고 저렴한 칼하트가 아닌 몸의 실루엣을 살려주지만 비교적 고가인 칼하트였다. 얼마 전, 칼하트의 국내 정식 디스트리뷰터가 된 웍스아웃에게 우리가 보아온 칼하트는 무엇이고 그대들이 판매하는 칼하트는 무엇인지 대놓고 물어보았다. 칼하트라는 브랜드를 누구보다 제대로 알리고 싶은 그들의 1시간에 걸친 대찬 답변을 들어보자. 웍스아웃의 대표와 브랜드매니저가 들려주는 칼하트의 뿌리, 비니보다 잘나오는 바지, 그리고 후지와라 히로시의 이야기.

에디터ㅣ심준섭(무신사닷컴)

당신은 누구인가?
강승혁(이하 Kang) : 웍스아웃의 대표, Kangster 강승혁이라고 합니다. 웍스아웃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구세회(이하 Koo) : 안녕하세요. 웍스아웃 칼하트 코리아의 브랜드 매니저를 맡고 있는 구세회 입니다. Carhartt-streetwear를 포함한 웍스아웃에서 취급하는 브랜드의 제품 오더와 기획, 마켓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하 존칭생략)

우선 웍스아웃을 간단하게 설명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Kang : 웍스아웃은 2003년에 설립된 스트릿패션 편집매장이다. 국내에 소개되지 않고 제대로 보여지지 않은 해외의 브랜드들을 소비자들에게 보이고 싶어 만들게 되었다. Carhartt, Brixton, Pointer의 Distribution Korea로서 브랜드들을 알리고 있고 RVCA, Mosley Tribes, Pegleg NYC, Milkcrate, Bruxe 등의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브랜드들 또한 알리고 있다.

웍스아웃의 마인드가 궁금하다.
Kang : 웍스아웃은 무일푼으로 시작한 회사다. 무일푼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시작에 부담이 없었고 큰 꿈이 있었기 때문에 일에 몰두할 수 있었다. 워낙 고집 센 성격이기 때문에 웍스아웃에는 그런 내 성격이 묻어있다. 현란한 디자이너들의 옷은 내가 입을 수 없고, 내가 입을 수 없는 옷을 남들에게 추천할 순 없기 때문에 웍스아웃은 기본에 충실한 브랜드들을 전개하고 있다. 물론 내 생각일 뿐이고 남들에게는 오류가 될 수 있겠지만 나에게 있어선 가장 중요한 마인드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시작한 계기를 전부 말하자면 밤을 새야 할 것 같다. 더 궁금하신 분들에게는 술 한잔 하면서 설명해 드리겠다.(웃음)

많지 않은 나이에 브랜드 매니저가 되었는데, 웍스아웃과는 어떻게 만나게 된 것인가?
Koo : 어릴 적부터 스트릿 문화와 그에 관련되는 브랜드를 동경했고, 집안이 부유한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로고 티셔츠 하나를 사더라도 그 브랜드의 역사와 생겨난 이유, 그에 관련된 아트웍을 이해하고 난 후에 옷을 사게 됐고, 멋을 내고 문화를 공감하는 과정에 재미를 느꼈다. 이때부터 스트릿 문화에 관련된 꿈을 키우게 된 것 같다. 하고 싶은 것이 뚜렷했기 때문에,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군대를 다녀와서 남들보다 조금 빠르게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다행이지만, 그때는 주위의 이해를 받지 못했고, 미쳤다는 소리까지 들었다.(웃음) 무엇보다, 웍스아웃과의 만남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웍스아웃 디렉터(kangster)가 전개하는 브랜드들이 좋았고 무엇보다 강승혁 대표와 코드도 잘 맞는 편이다.

지금의 웍스아웃은 칼하트 코리아를 겸하고 있다. 칼하트는 어떤 브랜드인가?
Koo :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은 칼하트는 120년의 역사를 가진 브랜드라는 것. 전통과 역사가 분명한 브랜드이라는 말인데, 심플 퀄리티 그리고 스타일 이 세가지를 가장 중요시 하는 브랜드다. 워크웨어로 시작을 했기 때문에 퀄리티가 굉장히 좋은 편이다.

워크웨어라는 말이 조금 생소한데, 작업복을 말하는 건가?
Koo : 맞다. 작업복은 특성상 질기고 튼튼해야 하지 않나. 심플하고, 일할 때 화려한 옷은 필요 없으니까.

Kang : 칼하트의 퀄리티가 좋은 이유가 또 있다. 칼하트가 속해있는 곳이 Work In Progress라는 회사인데 이 안에 독일에서 굉장히 큰 규모인 원단을 만드는 회사가 속해있다. 칼하트가 이런 Work In Progress안에 속해있기 때문에 모든 종류의 원단이 수급이 가능한 것이다. 덕분에 다른 브랜드들보다 원단 면에서 월등하다고 할 수 있는 거지.


120년이나 됐으면 꽤 많은 나라에서 칼하트가 진행될 것 같은데, 현재 어느 나라에서 칼하트를 정식으로 진행하고 있는지 좀 알 수 있을까?
Kang : 음, 일단 칼하트 US, EU, JPN, ASIA, 이렇게 네가지 분류로 나누어 진행하고 있다. 이것은 크게 마케팅적인 부분을 구분 지어 놓은 것이고 생산 라인은 US와 EU이렇게 두 가지로 나뉜다. 08년도까지는 재팬 생산라인도 있었는데 09년부터 EU라인으로 통합되었지.


칼하트와의 만남이 궁금하다. 칼하트를 선택한 계기를 말해달라.
Koo : 화려한 색체와 프린팅이 주류를 이루었던 브랜드 외에 심플하면서, 우리가 정말 입고 싶고 나이가 들어서도 공감할 수 있는 브랜드를 찾던 중에 칼하트 스트리트웨어와 연결되었고 120년 동안 이어진 칼하트의 심플, 퀄리티 스타일을 한국에 소개하고 싶었다. 한가지를 더 하자면 불량률이 낮다는 것. 이것은 파는 사람이 더 잘 아는 건데, 우선 불량인 제품을 팔면 안되니까 바로 검수에 들어가게 되는데 이때 보면 칼하트는 정말 불량률이 낮다.

칼하트의 정식 디스트리뷰터가 되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
Kang : 애초에 우리를 잘 모르니까. 웍스아웃도, 한국도 말이다. 한국과 우리를 알리는 데에만 4개월이 걸렸다. 그들도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우리가 무엇을 판매하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지 체크를 해봐야 하니까. 온라인 숍을 하는지 오프라인 숍을 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며 디렉터의 마인드, 전대하고 있는 브랜드 등, 여러 가지 기준이 있다. 상당히 프라이드가 있는 회사라고 생각한다.

아까 말한 것처럼 칼하트를 크게 구분 짓자면 워크웨어와 스트리트웨어일 것이다. 당신들이 스트리트웨어를 취급하기 전까지 한국에서 만나볼 수 있던 대부분의 칼하트는 워크웨어고 말이다. 이 둘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고 싶다.
Koo : 우리가 스트리트웨어를 전개하고 알리기 시작하면서 많은 분들이 물어보고 계신다. 하지만 사실 같은 브랜드이기 때문에 다른 브랜드로 인식 시키기는 쉽지가 않다. 사실 그러고 싶지도 않으며 칼하트 본사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1899년에 미국의 미시건에서 산업근로자들을 위한 옷을 만들던 회사가 칼하트다. 그러던 칼하트가 1994년부터 유럽에서 스트리트웨어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거지. 말하자면 워크웨어라는 뿌리에서 스트리트웨어로 성장하게 된 거다. 워크웨어는 워크웨어고 스트리트웨어는 스트리트웨어지 이 둘에서 어떤 가치의 차이를 두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분명 워크웨어와 스트리트웨어는 핏이나 가격대 등에서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Koo : 물론 많은 다른 점은 있다. 비니, 포켓티, 써멀 후드집업 등은 공통되는 디자인으로 디자인으로 나오고 있지만 핏이나 가격, 퀄리티가 모두 다르다. 물론 그 외의 라인들은 아예 구분되어서 다르게 생산되고. 택의 모양도 틀리고 폰트 또한 다르다. 가격대는 물론 워크웨어가 스트리트웨어보다 3배 가량 저렴하다. 워크웨어는 저렴하게 오래 입을 수 있어야 하니까.

쉽게 말하면 칼하트 스트리트웨어는 칼하트 워크웨어가 가진 심플함과 퀄리티를 바탕으로 두고 그 위에 스트리트의 감각을 살린 옷이라고 보면 되겠는데, 이 두 라인의 외국에서의 인식이 궁금하다.
Koo : 얼마 전 홍콩에서 열리는 칼하트 쇼룸에서 있던 일을 말해주면 이해가 쉽겠다. 칼하트 유럽 쇼룸에 갔는데 오버롤 하나를 보여주더라. 워크웨어의 오버롤이었지. 그런데 그 본사직원은 이 오버롤을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분명, 워크웨어는 패션을 위한 옷이 아닌 작업복이며 굉장히 저렴하지만 칼하트 스트리트웨어의 감성이 워크웨어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는 거지. 작업복에서 나온 스트리트웨어야. 재미있지 않아? 라는 생각말이다. 굳이 워크웨어를 낮추려고 하지 않는다.

그 말은 칼하트 스트리트웨어를 만드는 사람들은 칼하트 워크웨어에 대한 일종의 존경심이 있다는 말인데, 대중들의 인식은 어떤지 궁금하다.
Kang : 미국에서는 스트리트웨어의 존재를 아예 모르고 있다. 미국에서 워크웨어로 시작한 브랜드고 애초에 94년부터 스트리트웨어가 알려진 곳은 유럽이니까. 유럽에서는 반대다. 워크웨어의 인지도가 굉장히 낮지. 칼하트는 워낙 유명하기 때문에 아울렛이 굉장히 큰데, 그 안에 워크웨어의 부스가 있다. 그런데 부스의 크기도 굉장히 작고 제품의 가격도 굉장히 싸다. 모두들 의아해 한다. 이 부스에 있는 옷들은 왜 이렇게 싸냐며 말이다. 일본 같은 경우가 좀 특수한 경우다. 일본 같은 경우는, 칼하트 재팬, 칼하트 유럽, 칼하트 워크웨어를 한 숍에서 다 팔아버렸지. 덕분에 각 라인들이 구분도 안되고, 가격도 들쭉날쭉해져 버렸다. 장사도 잘 안되고. 그러니까 2008년을 기점으로 칼하트 본사측에서 재팬 라이센스를 회수해서 EU라인으로 통합해버린 것이다. 쉽게 말해서 미국에선 칼하트를 워크웨어로 알고 있는 거고, 유럽에선 스트리트웨어로 알고 있는 거지. 일본에선 다 알고 있는 거고. 서로의 존재를 모르는데 서로를 차별하거나 차이를 둘 순 없겠지. 칼하트 내적으로 워크웨어에 리스팩을 갖는 이유는 94년에 유럽에서 비니, 써멀 후드, 오버롤 등이 크게 히트를 쳤기 때문이다. 이 아이템들이 히트를 쳤기 때문에 칼하트 스트리트웨어가 생길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 거지. 많은 개선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스트리트웨어와 워크웨어는 디자인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지만 뿌리를 존중하고 있다는 거다.

웍스아웃의 칼하트는 기존의 칼하트들과 비교해서 결코 만만치 않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칼하트 코리아가 생겼기 때문에 기대할 수 있는 점인 가격적인 메리트에 반대되는 것이기도 하다. 기존 워크웨어와 스트리트웨어간의 가격적이 면이나 인지도적인 면에서의 격차는 어떻게 극복해 나갈 생각인가?
가격적인 면에서 격차를 줄일 수는 없을 것 같다. 애초에 워크웨어는 저렴하게 나온 것이고 스트리트웨어는 그렇지 않으니까. 더욱이 환율 때문에 가격이 올라가는 시점에 가격 면으로 승부할 순 없는 것 같다. 유일한 방법이 있다면 우리가 칼하트 스트리트웨어를 대중들에게 더 알리고, 더 이해시키는 거겠지. 우리가 생각하는 마케팅은 하나라도 더 팔고자 하는 마케팅이 아닌 브랜드를 알리고자 하는 마케팅이다. 일례를 들자면, 칼하트의 바지다. 한국에서 칼하트는 비니가 정말 유명하지만 사실 바지가 굉장히 잘 나오는 브랜드다. 하지만 사람들은 잘 모르지. 칼하트의 매력을 알리고 싶다. 바지를 하나라도 더 팔고 싶은 것이 아니라, 한 사람에게라도 더 알려서 칼하트 스트리트웨어를 좋아할 수 있게 만든다면 충분히 기존 워크웨어로 인해 만들어진 고정관념들을 깰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가품 문제는 한국 스트리트 패션의 고질적인 문제다. 특히 웍스아웃은 해외 브랜드의 편집매장이며 칼하트의 정식 디스트리뷰터가 되었으니 더욱 그 문제에 민감해질 거라 생각한다.
Kang : 맞는 말이다. 늘 하는 걱정이 바로 가품에 대한 걱정이다. 나도 수입업자이기 때문에 늘 가품에 대한 걱정을 달고 사는 사람인데 다행히 칼하트는 변리사를 고용하여 가품 판매업자들에게 본사측에서 직접 대응을 해주겠다는 이야기를 끝내고 왔다. 물론 우리들도 가품을 발견하면 그 가품을 사서 본사측에 보내거나 하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본사 측에서도 우리를 지켜주겠다고 하는 거다.

이것은 가품과는 또 다른 이야기인데 많은 외국 브랜드들이 진통을 겪고 있는 상표권 문제로 칼하트가 진통을 겪을 일은 없을까?
Kang : 칼하트는 20년 전에 미국측에서 모든 상표등록을 한국에 해놓았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전혀 없다. 상표에 아예 손을 댈 수 없도록 해놓았지. 정말 세세하게 칼하트 로고에 대한 모든 상표 등록을 해놓았기 때문에 그런 문제는 전혀 없을 것이다.

칼하트 코리아가 되었으니 이제 여러 숍에 칼하트의 제품을 공급해 줄 텐데, 혹시 숍에 대한 선정 기준이라든지 하는 것이 있는가?
Koo : 오프라인 숍을 가지고 있는지 아닌지가 가장 중요하다. 또 브랜드의 전개사항, 그리고 사장님의 마인드를 보고 있다.

왜 오프라인 매장 유무에 가장 큰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인가?
Koo : 옷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하니까. 옷을 파는 사람과 옷을 사는 사람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있어야 되고, 또 그래야 소비자들이 제품을 알고 사니까. 디자인만 알고 사는 것은 조금 재미 없다고 생각한다. 옷의 역사 등을 설명해줄 수 있는 스텝들이 있어야 하는데 온라인에서는 그것이 조금 어렵다고 생각한다. 물론 웍스아웃에서도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에 더 비중을 두는 편이고. 그리고 옷은 직접 만져보고 입어볼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바지 같은 것은 실제로 사진만 봐서는 모르는 것 아닌가. 피팅 사진이 있다곤 하지만 그걸로도 부족하고, 직접 만져보고 입어보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숍이 갖고 있는 브랜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칼하트와 너무 성격이 다른 브랜드가 입점되어 있는 숍보다는 칼하트와 분위기가 비슷한 브랜드를 취급하는 샵에서 칼하트를 취급해주길 원하기 때문이다. 장사 잘되는 브랜드만 무분별하게 갖다 놓고 파는 곳에서 칼하트가 취급되길 원치 않는다.

그럼 이제 칼하트 스트리트웨어들 중 당신들이 원하는 모든 제품들을 전개할 수 있는 것인가? 기존보다 제품 선정에 있어서 훨씬 자유스러워 졌을 것 같다.
Kang : 예전에 다른 브랜드들을 수입할 때 얘긴데, 정말 카탈로그에서 보고 너무 마음에 드는 제품이 있어서 선택을 해서 주문을 해도 빠져서 오는 경우가 많았다. 일반 물품들만 오고. 그런데 칼하트는 애초에 일처리를 너무 잘한다. 깔끔하게 하고. 문제가 있으면 바로 바로 해결해주려고 하고. 대부분 일본이나 미국에서 일하는 회사들은 일처리가 조금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그냥 어카운트 샵 시절에는 어떤 제품을 좀 전개해보고 싶다라고 메일을 보내면 며칠씩 뒤에나 답변이 오고. 하지만 칼하트는 그런 일이 없었다.

칼하트라는 거대한 스트리트 브랜드의 디스트리뷰터가 되었으니 이제 한국 스트리트 패션에 대한 시너지 효과나 문화적인 면에서의 책임도 생겼을거라고 생각한다.
Koo : 물론이다. 숍 하나 하나가 낼 수 있는 힘은 아주 적다고 생각한다. 옷을 판매하는 것이 할 수 있는 것의 전부지. 그렇지만 이제 디스트리뷰터가 되었으니 다른 숍들과 함께 연동해서 일을 진행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여러 숍들이 힘을 모으면 더 재미있는 일들을 많이 할 수 있겠지. 본사측이랑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다양한 볼거리 즐길 거리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예전 기행문 보니까 아트웍 전시회도 있던데 그런 것들도 한국에서 열리나?
Kang : 물론이다. 지금 본사측이랑 얘기하고 진행하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일지 모르지만 난 숍 자체가 하나의 문화라고 생각한다. 나는 물론 판매업자지만 나도 내 스스로 숍을 꾸미면서 숍 안에 내 생각을 표현하고 있다. 내가 팔고 있는 제품들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웍스아웃 자체가 바로 문화였으면 좋겠다.

무신사에도 올라왔던 당신의(Kang) 기행문을 봤는데 후지와라 히로시가 일본 내 칼하트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글을 읽었다. 후지와라 히로시라면 스트리트 패션의 거물 중 하나인데, 이런 것에 대한 부담은 없는가?
Kang : 부담감 굉장히 크다.(웃음) 칼하트는 아예 홈페이지에서도 일본과 아시아를 따로 분류 해놓을 정도로 일본 시장을 대단히 비중 있게 생각하니까 말이다. 후지와라라는 사람을 내가 직접 만나본 적은 없지만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칼하트를 일본에서 어떻게 전개시킬 건지는 향후 3년간 지켜봐야 알겠지만 우리도 지지 않고 열심히 할 생각이다. 우리가 너무 부진하게 되면 가까운 일본에서 한국의 칼하트까지 관리하게 될지도 모르는데, 그런 일이 있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지. 다른 건 다 둘째 치더라도 얼마나 쪽 팔리겠나.

Koo : 일본의 스트리트가 한국에 전파되곤 하는데, 종종 전자와 후자가 바뀌는 상상을 하곤 한다. 가능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웃음)

Kang : 숍에 일본 사람들이 온다. 그런데 그 사람들도 워크웨어에 대한 인식이 있기 때문에 칼하트 제품들을 보고 그냥 지나쳐 버린다. 그만큼 일본에서의 칼하트의 이미지는 뒤죽박죽이다.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 후지와라 히로시가 들어간 것인데, 어느 정도 파워인지 한번 봐야지. 우리도 그 시너지 효과를 좀 받지 않을까?(웃음)

청바지로 유명한 에드윈의 대표가 칼하트의 사장이기도 하다는데 거기에 대한 이야기도 좀 부탁한다.
Kang : 칼하트의 모회사인 Work In Progress라는 회사의 대표가 바로 에드윈이다. EDWIN JEAN의 대표이기도 하고.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생각보다 정말 신사적이더라. 스트리트 패션을 입고 다니고, 57살인데도 비니를 쓰고 바지를 내려 입고 다니더라. 그야말로 나중에 되고 싶은 모습, 자신이 좋아하는 패션을 나이를 먹어서도 즐길 수 있는 모습이었다. Work In Progress에서도 칼하트가 가장 비중이 높다. 94년도에 워Work In Progress를 독일로 가져온 것이 에드윈인데 당시 확신을 가지고 가져온 이 칼하트가 이 94년도에 바로 히트를 쳤던 거지. 또 워낙 에드윈 청바지가 유럽에서도 유명했기 때문에 그 시너지를 받았기도 하고. 칼하트가 바지가 잘나온다고 아까 말했는데 그것이 에드윈을 만드는 공장에서 칼하트를 만들기 때문이다. 물론 에드윈보다는 조금 저렴한 라인으로 나오긴 하지만 그래도 대단히 훌륭한 퀄리티가 보장된다. 계속 칼하트의 청바지를 소개할 예정이니 지켜봐 달라.

Koo : 칼하트가 데님을 만드는 공정 동영상을 본사에서 보내주었는데 규모가 엄청나더라. 수작업의 분량도 많고 나중에 무신사에서 공개할 테니 지켜봐 달라.

브랜드 매니저로서 당신은 칼하트 스트리트웨어가 한국에서 어떤 이미지로 비추어졌으면 하는가?
Koo : 간단하게 심플, 퀄리티, 스타일이다. 부풀려진 이미지는 원치 않는다. 정말 제대로 된 사실로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을 뿐이다. 또한 스트리트웨어는 어리다는 편견을 없애버릴 수 있는 이미지로 비추어졌으면 좋겠다.

Kang : 아, 그런 말 정말 싫다.

Koo : 스트리트 패션이 우리들에게는 최고니까. 칼하트를 통해서 스트리트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패션에 자부심을 느꼈으면 좋겠다.

Kang : 모든 연령대가 함께 할 수 있는 스트리트, 그게 칼하트다. 그렇게 되었으면 하니까 이런 일 하고 있는 거고. 요즘 아메리칸 컬쳐다, 유럽 컬쳐다, 패션을 구분 짓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식의 나눔이 없었으면 한다. 그냥 우리가 입는 옷, 좋아하는 옷이 다 스트리트 패션 아니겠는가? 강요하기보다는 공유하고 싶다. 우리의 문화를 함께 즐기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스트리트 패션을 제안하고 싶다.

* 기사 제공: 패션포탈 무신사닷컴 www.musin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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