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바 카쓰미, 최정호, 칸타이킁 외 지음 | 2012-03-20
지난해 가을, 전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한중일 100여 명의 디자이너들이 함께한 서울타이포그라피비엔날레가 개최되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기다림 끝에 2012년 서울타이포그라피비엔날레의 도록이 출간되었다. 10년 만에 개최된 전시의 도록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지만 도록의 한계를 넘어서 한 권의 책으로도 손색 없는 구성도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책은 전시에 담지 못했던 100여명의 디자이너들의 이야기와 함께 동아시아의 타이포그라피의 현재를 담고 있다.
에디터 | 정은주(ejjung@jungle.co.kr)
자료제공 | 안그라픽스
이 책은 전시에 참여한 디자이너들의 작품과 디자인 의도를 함께 담고 있다. 디자인을 한다는 것, 특히 글자를 다루는 타이포그라피를 한다는 것은 조형적 의미의 디자인을 넘어서서 그 속에 담겨 있는 의미나 정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일일 것이다. 또한 디자인 속에 자신의 철학이나 의미가 담겨야만 가능한 일이다. 이들은 그러한 고민 속에서 타이포그라피에 대한 질문에 스스로 답하고 있다.
내가 특별히 타이포그래피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타이포그래피가 언어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글이 담고 있는 의미를 타입을 사용하여 시각적으로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자이너가 가지고 있는 시각적인 언어로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점이 내가 그래픽 디자인을 좋아하는 이유인데 특히 타이포그래피는 텍스트에 담겨 있는 정보를 체계화하고 계층을 만들어 가기에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이충호, 본문 246쪽
기존의 도록은 전시 현장을 기록하고, 전시에 참가한 작품과 작가에 대해서는 간단히 소개한다. 하지만 ‘타이포 잔치 2011’의 경우 전시 작품과 함께 작가의 철학과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전시에 대해, 그리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디자이너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한다. 더불어 타이포그라피 역사에 굵은 발자취를 남긴 故 최정호, 정병규, 서체 예술의 신기원을 개척한 쉬빙, 북 디자인의 선구자로 불리는 뤼징런, 전 세계 그래픽 디자인에 영향을 준 故 다나카 잇코, 아사바 카츠미 등 동아시아 디자인의 거장 8명의 작품과 특별기고를 함께 엮어 전시의 틀을 넘어서서 타이포그라피 본질에 대한 질문을 담았다.
전시에 참여한 디자이너들은 각각 포스터, 북 디자인, 서체, 브랜딩 등 다양한 그래픽 디자인 분야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의 작업을 통해 타이포그라피가 다른 작업과 어떻게 어우지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 또한 디자인의 거장과 신진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함께 보여주면서 동아시아 타이포그라피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하게 한다. 나아가 한중일 디자이너들의 타이포그라피를 비교해 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게 된다.
타이포그래피적.상상은.유쾌한.팽창력을.지닌다..
-안상수, 본문 72쪽
국, 영문판으로 출간된 '타이포 잔치 2011'은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한중일 타이포그라피를 알리면서, 동시에 현재를 보여주는 백과사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