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바야시 아키라 | 2013-10-10
우리가 기억하는 세계적인 브랜드를 떠올려보면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브랜드를 상징하는 개성 있는 로고가 바로 그것이다. 통합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중요해지면서, 어떻게 하면 폰트를 좀 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바야시 아키라의 ‘폰트의 비밀’은 우리의 일상 가까이에 있는 브랜드의 로고부터 길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표지판이나 안내 문구의 서체들을 통해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폰트의 비밀에 가까이 다가간다.
에디터 | 정은주(ejjung@jungle.co.kr)
자료제공 | 예경
세계적인 브랜드의 폰트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저자인 고바야시 아키라는 그것이 특별한 형태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글자 사이의 간격, 굵기 등 디테일한 차이에서 온다고 말한다. 루이비통의 로고로도 유명한 ‘푸투라(Futura)’는 많은 사람들과 브랜드가 즐겨 쓰는 서체다. 하지만 루비이통은 이것을 있는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글자 사이의 간격을 띄움으로써 안정감과 고급스러움을 완성해냈다. 반면 같은 서체를 사용한 돌체&가바나의 경우 서체의 간격을 최대한 좁힘으로써 섬세하고 도시적인 느낌을 표현해냈다. 이렇듯 하나의 폰트를 사용한다고 해도, 작은 디테일의 차이로 브랜드의 색깔과 분위기를 바꿔 놓을 수 있다.
폰트는 브랜드의 로고를 표현하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통합적인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역할을 하는 등 그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 실제로 폰트를 통해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부분은 무궁무진하므로 디자이너나 디자인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상황과 성격에 맞는 폰트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폰트의 종류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늘 사용하던 몇 개의 폰트만을 반복적으로 사용해왔다.
그렇지만 우리는 아주 오래 전부터 브랜드에 쓰인 로고를 통해, 고급스러움과 젊은 감각을 구분해낸다거나 시대의 배경이나 역사를 읽어냈었다. 고바야시 아키라가 책에서 밝힌 폰트 사용에 대한 일화는 이를 대신해주는 말이다. 호러 영화인
<프랑켄슈타인>
의 타이틀 로고에 적합한 폰트를 고르라는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동일한 답변을 했던 것이다. 이 말은 외형만 보고서도 폰트의 사용법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만 직접 폰트를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데 있어서 폰트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도 강조한다. 폰트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사람들과 함께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것임을 말해준다.
프랑켄슈타인>
이 책에서는 주로 로마자 폰트를 다룬다. 저자가 일본인이라는 사실을 알면 의아한 일이기도 하지만, 고바야시 아키라는 모노타입사의 타입디렉터로서 누구보다 로마자 타입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표현한다. 이 책에 담겨 있는 수많은 간판과 안내판의 이미지들은 그가 직접 여행을 하면서 발견한 것들이다. 때문에 독자들은 프랑스와 영국, 독일 등 길거리의 안내판과 간판 등을 살펴보고 있으면 이국적인 글자와 함께한 여행기를 읽는 기분도 느낄 수 있다. 또한 독자들을 위해 사용된 폰트의 이름과 타입을 더해 놓음으로써 이해를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