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25
현대인은 저마다의 모습으로 사회의 정해진 틀에 맞춰 살아가며 현실을 반복한다. 그 안에서 진정한 자신을 돌아보지 못한 채 사회가 요구하는 모습으로 저마다 아무렇지 않은 듯, 눈치채지 못하는 듯 바쁘게 살아간다. 그러나 어느 날 문득 이러한 일상에서 심장이 멈춰버린 듯 끝도 없는 답답함과 알 수 없는 슬픔을 느끼게 된다.
불특정한 다수를 대변할 수 있는 A라는 가상인물을 설정하여 그가 상상하는 파라다이스를 통해 저마다 꿈꿔왔던 세계(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허구의 세계)를 미술작품을 통해 현실화한 작품들을 모았다.
테마 1. 꽃 향기에 이끌려
순수한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새로운 꿈을 그릴 수 있는, A의 낙원 안에서도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공간으로 언제나 봄날 같은 화사함과 따뜻함이 넘치는 그곳은 누구라도 들어서는 순간, 그 포근함에 지긋이 눈감게 되는 그런 공간이다. 어설프게 굴렁쇠를 굴리며 앞서가는 아버지를 뒤따르다 보면 어느새 동네 강아지도 만나고, “뻥이요~” 소리에 깜짝깜짝 놀라면서도 재미있었던 뻥튀기의 맛있는 추억은 달콤한 매화꽃이 되어 봄 향기를 더욱 짙게 한다. 아무리 빨리 걸어도 아버지에게 계속 뒤처지던 유년시절. 그때를 회상함으로써 우리는 잠시나마 현실의 버거웠던 짐을 내려놓게 된다.
테마 2. 낯선 이와 함께
A의 낙원에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는 보기 힘든 낯선 이들이 공존하며 살아간다. 얼룩말의 얼굴을 한 사람들은 웃으면서 낙원을 찾은 우리들을 반기고, 마치 돌연변이처럼 기괴한 신체집합으로 이루어진 사람들은 공포스러운 모습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양팔, 양다리, 머리 하나가 제대로 붙어있는 내가 이상한 사람인지 그들이 이상한 사람인지 헷갈리게 하는 이상하고도 묘한 경험이며 이곳을 찾은 사람들에게 호기심 가득한 물음표를 던져주는 신선한 일탈이다.
테마 3. 음악을 듣다
신나는 음악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전시장에 걸린 작품들이 춤을 춘다. 쿵짝쿵짝 음악 소리는 A의 낙원으로의 여행을 점점 고조시키고 음표 가득한 전시장에 들어 서는 순간, 나의 몸도 들썩인다. 이것은 메마른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상큼한 활력소가 되어 즐겁고 활기찬 기운을 머금고 이 여행을 마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자료제공_성곡미술관 02-737-76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