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21
한국의 팔방미인이 모였다. 작품뿐만 아니라 글을 쓰고, 비평하는 사회적 역할을 함께 해냈던 작가들, ‘8’명의 아’방’가르드를 실천한 ‘미’술의 산 증’인’들 말이다. 이번 겨울, 한국 역사 속 격동의 1970-80년대를 함께 헤쳐 온 예술가 동료들이 한 데모여 그 시대, 한국 개념미술의 역사를 기록하고자 한다.
에디터 | 최동은(dechoi@jungle.co.kr)
‘팔방미인’으로 참여하게 된 작가는 곽덕준, 김구림, 김용익, 박현기, 성능경, 이강소, 이건용, 홍용섭으로 설치, 퍼포먼스, 비디오, 대지미술, 과정미술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다. 이들은 개념미술(Conceptual art)라고 하는 개념이 처음 들어왔던 시기에 활동하면서 미학적으로 완성된 예술품보다는 예술품을 만드는 과정, 그 속에 스며든 의미에 집중했다.
경기도미술관이 개최하는 기획전시 ‘1970-80년대 한국의 역사적 개념미술: 팔방미인’전은 한국 현대미술사의 한 획을 그은 ’1970~80년대의 개념미술’을 주제로 선정하고, 보유하고 있는 컬렉션 중에서 작품들을 선별하여 전시를 구성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구림 작가의 ‘통령’시절 아카이브, 김용익 작가의 ‘신촌의 겨울’이 처음으로 공개되며, 이건용 작가가 파리비엔날레에 출품한 ‘신체항’과 홍명섭 작가의 1980년대 전시공간 촬영한 것을 재현한 동영상이 상영된다. 그 외에도 작가들의 개념적 드로잉과 노트, 사진자료 등이 함께 전시되어 역사적 개념미술에 초점을 맞춘다.
이번 기획전은 경기도미술관의 정체성, 즉 아카이브로써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경기도미술관이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작가들의 작품을 구입하면서 수집한 8명의 작품을 기획전으로 풀어낸 것이기 때문이다. 전시의 배경이 되는 1970-80년대의 작품들은 정치적인 이유로 불태워지거나, 기록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해 소실된 경우가 많다. 출품된 작품들 중 많은 작품들이 기록사진으로만 남아있던 것을 재현한 작품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따라서 이 시대의 작품들을 디지털로 변환하고, 복원하는 작업들 자체가 한국 미술사의 기록이며, 새로운 조명인 것이다.
경기도미술관은 이번 기획전에서 도록 대신 작가에 대한 소논문, 총론 등이 들어간 자료집을 출판할 계획이다. 또한 2월에는 작가, 평론가, 관람객, 학생들과 함께 난상토론을 준비해 1970~80년대 미술에 대한 시선들을 서로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한다. 8인의 아방가르디스트들과 그 격변 속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2010년 12월 24일부터 2011년 3월 20일까지 경기도미술관 2층 주전시실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