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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영국 미술계의 오늘, 브리티쉬 아트 쇼!

2011-04-14


1979년부터 매 5년에 한 번씩 지난 5년간 영국의 현대미술계에서 영향력을 미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보여준 30-40명의 작가를 선정하여 1년간 영국 네 개의 도시를 순회하는, 동시대 영국현대미술계의 가장 큰 이벤트 중 하나인 브리티쉬 아트 쇼(British Art Show)는 올해로 그 일곱 번째 막을 올리며 2011년에는 노팅험, 런던, 글라스고, 플리머스 총 네 개 도시의 열한개의 전시 공간에서 12개월 동안 39인 작가들의 다양한 ‘영국의 오늘’ 작품을 선보인다.

글 | 황규진 월간 퍼블릭아트 영국통신원


브리티쉬 아트 쇼는 1970년대 후반 영국의 현대미술(1980년대 yBa의 열기를 짐작하기 시작한 그 즈음)이 국제 미술계에서 주목 받기 시작하면서 국적에 상관없이 영국 동시대 미술계를 국제적으로 이끌며 영향력을 미치는 작가들의 행적을 짚어보고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미술 역사의 5년간의 흐름을 정리하기 위해 탄생하였다.



올해 전시의 부제목이자 대주제인 ‘In the Days of the Comet’는 브리티쉬 아트 쇼의 21년만의 런던 상경(?) 전시로, 런던에서 열린다는 자체만으로도 현대미술 애호가와 대중의 이목을 더욱 집중시켰다. 본 전시 큐레이팅을 담당한 헨리무어 인스티튜트의 조각부문 책임 큐레이터이자 미술 이론가인 리사 르 프부(Lisa Le Feuvre)와 2008년 부산비엔날레의 공동 큐레이터를 역임하였던 현 해이워드 갤러리의 큐레이터 톰 모튼(Tom Morton)은 전시에 대해, “본 전시는 영국 미술계의 ‘오늘’을 캡처하였다고 할 수 있다. 특히 ‘In the Days of the Comet’에서는 최근 5년간 미술계에서 큰 화두로 떠올랐던 오브제의 재발견(reinvent), 탈바꿈(reinvigorate), 그리고 이 전시가 영국 지역을 돌며 끊임없이 전시 자체에게 던지는 의문에 대한 답변을 스스로 찾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번 전시의 모티프는 시간의 측정과 역사의 반복되는 현상, 그 연장선상의 세계이며, 혜성(comet)은 변화의 상징으로 사용된다. 즉, 이 전시는 다른 도시로의 이동, 다른 지역에서의 새로운 작업, 각 도시에서 갖는 특별함 등을 관객에게 보여주고자 한다. 전시 자체의 주제나 테마로 전시 구성 보다는 작가 하나하나의 작품에 초점을 맞추어 병렬적으로 기획하였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2005년부터 2011년 사이에 영국의 현대 미술계를 이끈 국제작가, 그리고 활발하게 국제무대를 누빈 영국작가 39명의 작품을 통해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일으키는 예술적 반향을 목격하고자 한다.”고 피력 하였다.


전시의 39명의 작가 중에는 이미 한국 대중들에게도 익숙하고 반가운 이름들과 그들의 작품들이 대거 포함되어있다. 사라 루카스(Sarah Lucas)의 최근 작업으로, 여성용 살색 나일론 스타킹에 솜을 구겨 넣어 마치 인체의 살결을 추상적으로, 혹은 사실적으로 구현한 듯한 ‘NUDS, 2009-10‘, 얼마 전 서울 리움 미술관에서 작품을 선보인 미국 출신 작가 크리스챤 마크레이(Christian Marclay)의 영화 속 시계가 등장하는 수 만개의 장면을 모아서 실제 시간 별로 편집한 24시간 러닝타임의 영상 작품 ’The Clock, 2010‘, 2009년 아트앤젤 프로젝트에서 환상적인 푸른 크리스털로 폐건물을 뒤덮어 주목을 끌었던 로져 히온스(Roger Hiorns)의 장기 프로젝트 퍼포먼스와 설치작품 시리즈인 ’Untitled, 2005-10‘, 2010년 터너프라이즈 후보에 오르며 다큐멘터리 영상과 토론으로 관객과의 소통과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회적 미술 그룹 더 오톨리스 그룹(The Otolith Group), 소설적 내용의 연필 드로잉으로 유명한 챨스 애버리(Charles Avery)의 신작 ’Untitled(View of the Port at Onomatopoeia), 2009-10‘을 포함한 그 동안 크고 작은 전시에서 활발하게 활약해온 작가들의 다양한 매체와 주제의 작품을 전시한다. 또한 우리 눈에 익숙지 않던, 신진 작가들, 또한 영국에 정착하지 않고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노마딕한 작품활동을 선보이는 작가 등 그 규모와 개념에서 근 5년간의 다양한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이 전시는, 일반적 순회전시가 같은 작품, 같은 디스플레이로 이루어지는 경향과는 달리, 1년간 4개의 도시를 순회하며 11개의 각 전시 공간과 도시의 특성에 맞게 새로 제작이 되거나, 변형되거나, 추가 혹은 제외 되며 유연하게 진행된다는 점 또한 흥미로운 부분이다.


일각에서는 5년에 한 번씩 열리며 영국 현대미술의 오늘의 역사를 정리하는 이 브리티쉬아트쇼가 지난 수년간 영국에서 선보인 3년에 한번 열리는 테이트 트리엔날레 (Tate Triennial), 글라스고, 리버풀, 위스타블, 폭스톤 등 영국 지방에서 2년에 한번씩 열리는 비엔날레, 연례 터너 프라이즈, 챨스 사치의 뉴 브리티쉬 아트 쇼가 선정 작가에서부터, 작품까지 별반 크게 다를 것이 없는 유명작가 반복전시들 중 하나라는 혹평을 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브리티쉬 아트 쇼가 여타의 수많은 정기 현대미술전시들과의 차별화되는 다른 점이 있다면, 이는 5년의 브리티쉬 콘템포러리 아트의 역사를 매번 다른 도시들로 돌아가며 친절하게 순회하여 영국 현대미술을 일반 관객에게 ‘교육’과 ‘이해’ 시키고자 노력한다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자칫 미술계만의 동네잔치로만 끝날 수 있는, 이 애매하고도 모호한 현대 미술을 영국에 살고, 방문하는 모두의 잔치로 만들어 함께 이해해 보자는 것이 브리티쉬 아트 쇼 순회전시(Touring Exhibition) 프로젝트가 갖는 차별성이자 나아가 영국이 현대미술의 중심지로의 위상을 대중의 이해와 지지와 함께 오래 동안 유지하고자 하는 노력이기도 하다.


글쓴이 황규진은 홍익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한 후, 런던으로 건너가 첼시아트콜리지에서 ‘Critical Writing & Curatorial Practice’ 석사과정을 마쳤다. SUUM Project에서 전시기획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으며, 2009년 「동아일보」가 주최한 ‘동아미술제’ 전시기획공모에서 <보이는 손> 으로 당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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