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과 인테리어 디자인의 마스터라 불리는 Muti Randolph는 브라질 출신의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세트 디자이너, 조명 엔지니어다. 그의 직업을 일컫는 말이 이처럼 다양한 것은 이 모든 것을 자유자재로 활용, 자신만의 감각으로 공간과 조명에 대한 새로운 표현을 이루어내기 때문이다. 언뜻 보면 공간과 조명의 관계는 자신의 존재를 위해 서로를 필요로 하는, 물리적인 관계 내에서의 필요조건과 같은 것이라 여겨지지만 그에게 이 둘의 관계는 이렇게 단순하지 않다.

에디터 |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 | TCP 제공

조명과 인테리어, 공간 등을 활용하는 그의 작업을 이해함에 있어 조명을 이용해 공간을 더욱 화려하거나, 공간을 통해 조명이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이라 여기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이해가 될테지만 사실 그의 작업은 이보다 훨씬 복잡한 매커니즘을 지니고 있다. 그는 작업을 위해 Adobe Illustrator, Photoshop, After Effects, EIAS, Cinema, 4D, Isador 등의 테크놀로지를 사용하는데 이러한 프로그램은 단지 공간과 조명을 아름답게 꾸미기 위한 것이 아닌 공간과 조명, 그리고 그 공간안의 사람들이 하나가 되도록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즉, 그가 추구하는 '인터랙티브'를 가능케 하는 것. 이러한 작품과 관객의 인터랙티브한 관계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Imagem'이라는 작품이다.

언제나 사람들을 자신의 머리 속으로 초대하는 작업을 한다는 그는 이 작품에서 관객의 움직임에 맞춰 반응하는 6144개의 조명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큐브를 선보였다. 작품 사이를 걸어다니는 관객은 자신의 움직임을 통해 변화되는 사운드와 색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는 우리가 영화를 볼 때 그 영화에 들어간 자신을 상상하는 것과 달리 자신이 들어가있다고 상상하는 것과 달리 관람객을 실제로 펼쳐지는 액션 안에 존재하도록 한다.

T.C.P 중국 베이징 이벤트에서 전시 되었던 최근 영상

그의 모든 작품은 작품 'Imagem'처럼 공간과 조명의 관계 속으로 관람객을 매우 적극적인 방식으로 끌어들인다. 그 공간에 입장하는 모든 사람은 그가 만들어 놓은 환경을 바라봄과 동시에 경험하게 된다. 공간 및 조명, 그리고 관람객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그 영향을 통해 비로소 완성이 되는 인터랙티브한 관계로 발전한다.

T.C.P 홈페이지 크리에이터즈 페이지에 소개된 MUTI RANDOLPH 영상

그의 디자인은 브라질 상파울로에서 열린, 세계 10대 패션위크 중 하나인 SPFW INVERNO 2005에서 소개되기도 했으며 풋웨어 브랜드 맬리사의 플래그쉽스토어 'Galeria Melissa'의 인테리어와 익스테리어 디자인을 맡기도 했다. 상파울루와 캄푸그란데의 유명한 D-Edge 나이트클럽은 그가 한 작업 중 많은 주목을 받는 작품이다.

캄푸그란데의 유명한 D-EDGE 나이트클럽 내부 디자인

독창성과 테크놀로지의 결합, 최첨단 테크놀로지를 택한 아티스트들의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는 2011 The creators project(TCP)는 지난 해에 이어 올해에도 그를 작가로 선정했다. 테크놀로지와 공간을 통해 인간의 감성에 에너지를 선사하는 그의 작업은 지난 15일 미국에서 열린 세계적인 락페스티벌 Coachella에서도 설치가 됐다.

그에게 작업이란 모든 분야의 기술을 통해 만들어지는 한계를 넘는 변화이다. 애초에 의학을 공부했지만 인간에게 질려 생물학으로 전공을 바꾸고, 디자인으로의 전향이라는 또 한번의 선택을 한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그래픽적 기술과 인간에 대한 지식을 통해 인간의 냉랭해진 내면을 적극적으로 어루만져주고 있다. 테크놀로지는 차가운 기계를 떠오르게하지만 결국 인간을 하나로 이어주는 따뜻한 성질의 매개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