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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궁정 문화의 디자인

2011-05-17


17-18세기, 로코코와 바로크 시대에 유럽 군주들은 어떤 디자인을 선호했을까. 벽에 걸어두었던 그림들과 테이블 위를 장식했던 소품, 식사 때 사용되었던 자기류 등 그들이 선택했던 모든 것은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권력과 부를 모두 갖춘 이들이 추구했던 디자인은 장인의 손을 거친 희귀하고 값비싼 것들이다. 유럽 궁정의 삶의 면면을 보여주는 전시는 그들의 삶과 디자인을 비추고 있다.

에디터 | 최유진(yjchoi@jungle.co.kr)
자료제공 |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바로크, 로코코 시대의 궁정 문화’는 유럽 군주들의 애장품을 선보이고 있다. 17-18세기 유럽을 지배했던 최상위 계층이 향유했던 생활을 가늠케 해주는 이번 전시는 최고급 장식품들을 대거 선보인다. 전시작들은 영국의 빅토리아, 알버트박물관 소장품으로 구성되며 총 101건의 유물이 전시된다.


빅토리아, 알버트박물관은 회화와 조각, 자기, 유리, 금속, 가구, 직물 등 폭넓은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손꼽히는 것이 바로 17-18세기 유물이다. 그 중 바로크와 로코코 시대의 중요한 유물들 101점이 이번 전시에서 보여진다. 유럽 역사의 중요한 축이었던 군주와 귀족들의 생활에 가장 밀착되어 있는 전시작품들은 그들의 삶을 이루었던 의, 식, 주 전반에 걸쳐있다.


전시는 모두 5부로 구성된다. 1600년부터 1800년 사이 유럽 예술의 막강한 후원자였던 궁정의 주요 인물들을 살펴보는 첫 번째 섹션 ‘유럽 궁정의 미술 후원’에서는 군주와 그의 여인들이 의뢰한 주문작 혹은 그들의 모습을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프랑스와 부셰 작인 ‘퐁파두르 후작부인’, 프리드리히 대제의 ‘코담뱃갑’, 펠레 작인 ‘찰스 2세의 흉상’ 등 20점의 작품이 전시되며 호화로운 선물을 주고받은 그들의 미적기준을 통해 디자인 아이디어를 유통시켰던 당시의 풍습을 알 수 있다.


두 번째 섹션은 전쟁이 미술품에 미친 영향을 보여주는 ‘권세와 영광’이다. 갑옷과 무기, 테피스트리와 회화 등 전쟁과 연관되어 궁정에서 사용된 물건과 장식품들을 볼 수 있으며 필립 드 옹트의 ‘행군’, 요한 고트프리드 콜베의 공기총 등을 통해 당시 찬미되었던 군사력을 느낄 수 있다.

일반인이나 교회가 봉헌용으로 주문했던 미술품의 성격에 초점을 맞춘 세 번째 섹션 ‘종교적 장엄’에서는 당시 궁정의 일상과 예법을 지배했던 가톨릭교, 신교와 유대교 관련 유물을 함께 다룬다. 이는 각 종파의 교리와 시대적 상황이 장식 미술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샤를 르브렁의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와 오하네스 체켈 작인 성체안치기 등 20건의 유물들이 전시된다.


궁정과 귀족 저택에서 사용됐던 가구와 직물, 자기 등을 전시하는 네 번째 섹션 ‘실내 장식’에서는 화려함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장식뿐 아니라 사교를 목적으로 제작된 수많은 작품들은 귀족들이 다른 이들에게 과시하기 위해 혹은 자신의 만족을 위해 사용됐던 유물들로 페이르 골 제작 캐비넷, 세브르 도자기, 로델리니 가문의 문장이 있는 주전자와 수반 등이다.


마지막 섹션인 ‘패션과 장신구’에서는 귀족들이 스스로를 가꾸는데 사용했던 옷과 장신구들이 전시된다. 그들에게 패션과 장신구는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문화적 열망을 드러내는 가장 직접적인 수단이었다. 색백 가운, 토머스 베이커 흉상, 니콜라 베르나르 제작 회중시계 등을 통해 격식을 차리는 것을 매우 중요시 여기고 정성들여 자신을 꾸몄던 그들의 취향을 엿볼 수 있다.

현재 빅토리아, 알버트박물관은 상설전시실 중 ‘1600-1800년 유럽’ 전시관은 리노베이션 작업에 들어갔으며 그로인해 한국에서 당시의 중요한 유물들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국립중앙박물관과 KBS한국방송, 빅토리아, 알버트박물관이 공동으로 개최한 이번 전시는 오는 8월 28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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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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