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책은 글과 관련된 문학적인 것으로 여겨졌지만 지금, 책의 사정은 많이 달라졌다. 텍스트 그 이상, 문학 그 너머의 세계를 전달하는 책은 예술의 한 장르로 해석되기도 한다. 책은 수많은 글자들 이외에 책이 지닌 여러 언어를 통해 감성을 전달한다. 특히 아티스트의 작업인 북아트, 작가와의 콜라보레이션 출판물, 독립출판물들은 새로운 개념의 책을 선보이고 있다.

에디터 | 최유진(yjchoi@jungle.co.kr)
자료제공 | KT&G 상상마당 갤러리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독립출판은 단순히 창작자가 기획과 제작, 유통을 모두 맡는 ‘자가 출판물(self-publishing)’이라는 개념을 넘어 문화계 전반에 있어 새로운 창작방식으로 전달되고 있다. 독립출판물들을 모아 전시하는 전시회를 만날 수 있고 독립출판물만을 유통, 판매하는 ‘유어마인드’, ‘더 북 소사이어티’ 등의 독립출판 전문 유통 서점도 생겼다.

'ABOUT BOOK'은 이러한 책과 출판에 대한 전시다. 작가들의 작품을 싣는 전시도록이나 책 자체를 오브제로 여기는 아트북, 아티스트들의 드로잉북 등, 미술과 맞물리는 출판뿐 아니라 자가 출판물의 개념을 포함, 관련 책들을 전시하는 'ABOUT BOOK'에서는 새로운 책 문화를 선보이고 있다.

미술과 출판을 새롭게 해석하고 유통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특징이다. 그래서 'ABOUT BOOK'은 ‘셀 수 없는 모음’과 ‘INDEPENDENCE BOOK MARKET’의 두 가지 전시로 구성된다. 미술과 출판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보여주는 ‘셀 수 없는 모음’은 최근에 출간하거나 출간되지 않은 아티스트 북을 시각예술로 번역해 새롭게 재구성한다.

회화작품과 오브제의 설치, 영상작품 상영, 사진 작품과 텍스트의 설치작업 등 개념미술작품을 떠오르게 하는 전시장은 미술의 맥락에서 작업을 소개한다.
언어를 시각화시키는데 관심을 지닌 김영글, 객관적 데이터에 기반한 분류 체계(인덱싱)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작업을 펼치는 신덕호․우태희, 서로다른 시각과 관점을 독특하게 결합시키는 안경점, 의도치 않은 상황을 통해 우발적 상호작용과 오브제의 변화과정에 주목하는 윤지원․이수진, 3개월간의 일상의 기록물을 출판물의 형식을 통해 보여주는 곤잘레스 인터내셔널(구민자․윤사비), 표준화된 기호체계를 이용해 새롱누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이은우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유통의 활성화를 위한 ‘INDEPENDENCE BOOK MARKET’에서는 독립출판물의 대채로운 모습을 선보인다. 지난해에 열린 ‘소규모출판’의 뒤를 잇는 이 전시는 독립출판물을 발굴하고 그들을 위한 교류의 장을 마련하는 동시에 관람객들에게 친근한 모습을 전달하고자 한다. 전시장에 펼쳐진 북마켓에서는 지난 3, 4월 공개모집을 통해 선정된 150팀의 400여 종의 독립출판물이 전시되고 있다.

전시와 함께 작가, 퍼블리셔 등과 함께 하는 포럼 및 워크샵이 진행되기도 했으며 오는 25일과 26일에는 참여 퍼블리셔들이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관람객들에게 직접 출판물을 설명해주는 ‘스스로 마켓’이 진행된다.
'ABOUT BOOK'은 KT&G 상상마당 갤러리 I, II에서 6월 26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