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15
네이버 국어사전에 의하면 진실은 거짓이 없는 사실 혹은 마음에 거짓이 없이 순수하고 바름을, 진심은 거짓이 없는 참된 마음을 뜻한다. 진실과 진심은 모두 거짓이 없는 것을 바탕으로 한다. 그 둘 사이의 차이가 있다면 하나는 fact이고 하나는 마음이라는 것. 비슷하지만 감성적으로 매우 다르게 느껴지는 이 두 단어 사이에서 어떠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에디터 | 최유진(yjchoi@jungle.co.kr)
자료제공 | 비주얼아트센터 보다
‘진실은 진심이다’는 비주얼아트센터 보다가 진행하고 있는 ‘보다 프로젝트’의 제목이다. ‘보다 프로젝트’의 ‘보다’는 말 그대로 ‘보는 것(see)’ 즉, 눈으로 대상을 즐기거나 감상한다는 의미다. 이 프로젝트의 기획은 ‘강남 지역 주민들이 눈으로 볼 수 있도록 그들에게 찾아가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강남이라는 장소는 많은 것을 의미하는 장소다. 부자동네, 교육의 메카, 깨끗한 거리 등 강남하면 떠오르는 여러 이미지들, 그 사이에 존재하는 고립과 소통의 단절에 포커스를 두고 그들에게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하여 소통의 가능성을 열어보고자 하는 것이 보다 프로젝트의 목적이다.
사실 고립과 소통의 단절은 비단 강남 지역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이는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외로움, 고독과 관련된 현상으로 지역, 나라를 불문하고 발생하지만 진심이 있다면 충분히 무너뜨릴 수 있는 두텁지 않은 벽이다. 하지만 문제는 바로 그 진심에 있다. 우리는 타인의 진심은 물론 자기 스스로의 진심을 헤아리지 못하기 때문에 소통에 대한 벽을 느끼는 것이다. 그렇다면 진심은 어떻게 발견될까.
보는 것(see)와 아는 것(see)이 엄연히 다른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보는 것을 믿고 보이지 않는 것은 믿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마음이나 감정을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처럼 세상에는 보이지 않지만 중요한 것들이 존재한다. 그러한 가치를 알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진실’이다. 보다 프로젝트는 진실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진심을 통해 소통을 이루어내고자 한다.
비주얼아트센터 보다에서 전시로 보여지는 이 프로젝트에는 김미나, 박재영, 최종희, 전채강, 이현아 등 12명의 작가가 참여하며 8월 2일까지 열리는 1부 전시와 8월 4일부터 8월 16일까지 열리는 2부로 구성된다. 전시의 오프닝에서는 차지량 작가가 강남구 직장인들에게 소통과 휴식을 주고자 ‘일시적 기업(www.일시적기업.com)’이라는 제목의 퍼포먼스를 펼쳤으며 7월 23일에는 ‘현대철학은 ‘진실’을 어떻게 보는가’를 주제로 한 세미나가 진행되기도 한다. 이 전시는 참여 주민을 선정하고 워크샵을 통해 사진과 텍스트로 이루어진 ‘진실은 진심이다’라는 제목의 책을 제작하기도 한다.
‘진심은 통한다’라는 믿음에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진실은 진심이며 진심은 보이는 것이 아니라 소통하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