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25
최근 글로벌 패션브랜드 베네통(Benetton)에서 진행한 ‘Unhate’라는 캠페인이 전세계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이유인즉슨, 대립관계에 있는 지도자들이나 종교 지도자들이 ‘Kiss Performance’를 통해 화해하는 장면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사진들 중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키스 장면도 있다.
캠페인을 통해 정치, 경제, 문화, 사회, 환경 분야에 지속적인 관심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베네통에서 또 하나의 획기적인 전시회를 열었다.
글 | 김지영 객원기자
사진제공 | 베네통 코리아
‘소통(Communication)’의 시대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현대사회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로 마치 촘촘한 거미줄처럼, 생명력을 가지고 살아 숨쉬는 뉴런과 같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쉽고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그러한 착각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진정한 소통을 찾아보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과거와 현재를 통틀어 시대적으로 소통의 부재는 언제나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편으로 인종, 성별, 장애, 종교, 문화, 그리고 불평등한 경제력의 차이 등으로 인한 갈등과 단절, 이기심과 경쟁심이라는 전쟁 같은 현실을 가지고 살아간다.
스케치 과정부터 모델링을 하고 베네통을 상징하는 색색의 실로 한올한올 작품을 감싸내는 제작 과정까지 작가는 끊임없이 생각하고 배려하고, 소통을 해야 한다. 울과 컬러의 조합, 각기 다른 성질의 개체를 하나로 묶어 주는 상징화를 작가의 스케치와 작품을 통해서 느낄 수 있다.
‘LANA SUTRA’의 본질은 휴머니티(Humanity)다.
‘LANA’는 이탈리아어로 ‘울’을 뜻하고 ‘SUTRA’는 ‘하나됨’을 나타낸다. 이는 ‘사랑’이라는 큰 주제 안에서 “인류는 하나의 인종으로 화합된다”는 메시지를 베네통의 FW시즌에 사용된 다양한 컬러와 울의 조합을 통하여 전하고 있다. ‘LANA SUTRA’는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으로 9월초 이스탄불, 밀란, 뮌헨을 거쳐 서울로 오게 되었다. 11월 9일, 서울 전시회 오픈 파티에는 남규리, 소이, 안혜경 등의 연예인을 비롯하여 유명한 미술, 사진, 음악, 패션관계자들이 참석하였다.
작품의 모티브가 된 ‘KAMASUTRA’는 본래 고대 인도의 성애(性愛)에 관한 문헌이다. 이를 메타포로 휴머니티를 바탕으로 한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남녀간의 사랑’이라는 이미지로 전달하는 작가의 직관력이 신선하다. 11월의 차가운 공기와는 달리 갤러리에 들어서는 순간, 온통 LANA SUTRA의 따뜻하고도 애잔한 느낌과 사랑의 멜로디, 영상을 통한 공감각적인 이미지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작가 에릭 라벨로는 1978년 쿠바 태생이다. 쿠바의 아트스쿨인 Accademia Nacional de Bellas Artes S. Alejandro에서 페인팅을 전공하였으며, 졸업 후 광고대행사인 Agulla & Baccetti에서 주니어 아트 디렉터로 1997년부터 2002년까지 활동했다. 현재 이태리 베네통 리서치 센터인 파브리카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이번 전시에서는 4개월 동안 열린 ‘United Colors of Photography’ 캠페인을 통해 선정된 TOP 20 작품들도 함께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