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18
오는 4월 23일까지 아라아트센터에서 펼쳐질 ‘건축도시기행’ 展은 건축 사진가들의 눈에 비친 도시와 삶의 공간인 건축을 재조명한다. 건축 사진가에게 건축과 도시는 피사체인 동시에 그들의 삶이다. 그래서 이들의 작업에는 건축물뿐 아니라,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건축 사진가들의 진지한 고민과 열정을 만날 수 있다.
에디터 | 정은주(ejjung@jungle.co.kr)
자료제공 | 공간전달연구소, 아라아트센터
‘건축도시기행’ 展은 지난해 10월 개최되었던 동명의 전시를 각각의 테마전의 형식으로 진행된 것을 하나로 융합해, 새롭게 개최됐다. 전시에 참여한 12명의 건축 사진가들을 통해 한국 건축 사진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고, 도시의 풍경을 조망하게 된다.
건축 사진가들은 건축물의 구조와 형태를 담아내는 동시에,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에 대해 누구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또한 건축 디자인의 역사와 현재를 기록하는 기록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한다. 이번 전시에 임한 열 한 명의 작가들은 아파트, 주택, 오두막, 수원 화성 등 다양한 공간과 시간을 넘나든다.
김용관과 박재영의 작업들은 건축과 자연이 경계를 지우고, 접촉하는 순간의 아름다움을 포착해낸다. 건축이 삶의 공간을 말한다면, 자연도 그 일부인 것이다. 건축 사진가들은 거대한 건물의 내면에 숨어 있는 질서나 소재를 통해 우리에게 도시의 내면을 성찰할 기회를 주기도 한다. 윤준환과 이인미의 작업들은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다리 아래, 계단 등을 통해 건축과 삶을 이해하는 접점을 만들어냈다.
이 밖에도 김재경, 남궁선, 이재성 등의 작업은 일상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주택과 아파트, 오두막 등의 공간들을 재조명했다. 공간과 공간 사이의 건축물들을 담은 김태오와 물 아래에서 바라본 건축물의 모습을 보여준 조명환 등 건축에 대한 남다른 시선을 가진 사진가들도 있었다.
“건축 사진가의 시작은 어느 지점부터이며, 중간과 끝은 어디인가?” 사진은 작가와 현장에서 만나는 대상과의 치열한 대화의 산물이기에 사진의 승패는 현장성에서 비롯된다는 작가 본연의 입장을 지우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믿는다. 건축사진의 개성적인 프레임을 회복하는 것은 이 시대 작가 개인과 그룹 구성원의 사명이자, 책무가 되어야 한다. –전진삼 ‘와이드 AR’ 발행인
이번 전시가 한국의 건축 사진가들이 함께한 최초의 사진전이었다는 점은 건축 사진이 상대적으로 대중적인 접근이 어려운 장르라는 것을 말해준다. 그러나 공간이 갖고 있는 의미와 형태, 그 속의 시간들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건축 사진은 우리의 삶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이다. 장르의 낯섦이 아니라, 이들의 작품에 좀 더 집중해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