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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지속 가능한 건축을 위한 질문

2013-11-29


디자인에서 사회 전반에 이르기까지 ‘지속 가능함’은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 중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건축분야는 이러한 이슈와는 다소 거리가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한국에서의 건축은 상당 부분 개발의 역사와 그 흐름을 맞추면서 짧은 시간 안에 새로운 건물이 지어지고, 허물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면 건축에서의 지속 가능함은 가능한 것인지, 그것은 어떤 가치를 갖는지에 대한 고민을 풀어 놓은 전시가 오는 12월 20일까지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에디터 | 정은주(ejjung@jungle.co.kr)
자료제공 | 한국국제교류재단

이번 전시는 스위스의 건축에서 그 질문을 시작한다. 스위스를 떠올려 보면 아름다운 알프스를 비롯한 자연경관이 눈앞에 펼쳐질 것이다. 그러나 좁은 지역에 높은 산이 많아 다소 험준한 지형을 가진 것은 어떻게 보면 제약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스위스의 건축물들은 이러한 한계를 스위스만의 건축 스타일을 만들어냈다.

첫 번째는 스위스의 독특한 지형을 이해하는 데에서 비롯된 건축물이라는 점이다. 새로운 건축물을 짓는 데에 있어 주변 환경을 고려한다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스위스 특유의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면서 지형적 특성을 고려한 건축을 선보이려 했다는 점은 중요한 대목이다. 이 속에는 자연과 기후, 사회적 환경이 모두 포함되어있기 때문이다. 전시장의 사진들이 유독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을 포착했다는 것을 보면 건축과 자연을 하나의 흐름 속에 인식하고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다.

두 번째는 건축물을 하나의 공예품처럼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장인이 예술 작품을 만들 때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처럼 건축물의 작은 부분 하나에도 신경을 쓰는 진중한 태도에서 찾을 수 있다. 또한 공예가 각 지역의 소재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처럼, 스위스 건축도 지역 주변의 소재를 활용한 건축물들이 눈길을 끈다. 전시장 중앙에 자리한 ‘스위스 매터리얼’ 섹션에는 이러한 소재들이 어떻게 건축물에 녹아들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영상물이 상영되기도 한다. 전시장과 통하면서도 독립적인 구조물을 가진 이 공간 안에 들어서면 건축물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느낄 수 있다.

지속 가능한 건축은 친환경적 이슈만큼이나 사회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그 관계를 어떻게 맺느냐가 중요한 요인 중에 하나다. 이 전시는 스위스에서 찾은 건축의 사례들을 나열하는데 그치지 않고, 우리의 환경 속에서 지속 가능한 건축의 모습을 찾을 수 있는 질문을 던진다. ‘알프스는 자연보호지역인가, 지속 가능한 개발의 공간인가?’, 혹은 ‘지속 가능한 사회 기반 시설은 풍경의 가치를 높여주는가 떨어뜨리는가?’ 등은 비단 스위스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 도시가 겪고 있는 문제들의 단면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와 연계해, 스위스와 한국의 건축을 연결해 살펴볼 수 있는 특강이 함께 개최된다. 이와 관련해서는 홈페이지 (http://www.kf.or.kr/?menuno=35)를 참고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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