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체보기

분야별
유형별
매체별
매체전체
무신사
월간사진
월간 POPSIGN
bob

컬쳐 | 인터뷰

[포커스 인터뷰] DBEW, 동양과 서양, 과거와 미래 융합 통해 디자인의 답 찾아, ADI 뮤지엄 루치아노 갈림베르티 회장

2024-06-10

‘Design Beyond East and West’를 주제로 동양과 서양을 넘어서는 한국의 미학을 제시한 ‘DBEW전’은 국민대(총장 정승렬) 동양문화디자인연구소(OCDC)의 기획, 밀라노 ADI 뮤지엄의 초청으로 이루어졌다. 

 

 

ADI 뮤지엄

 

 

ADI 뮤지엄은 이탈리아 디자인 박물관으로, 세계적인 명성의 ‘황금 콤파스 상(Compasso d'Oro Award)’을 수여하고 있다. 황금 콤파스 상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권위있는 디자인 어워드로, ‘윤리적으로 지속가능한 새로운 행동양식을 제안하는 생산 방법에 디자인 문화를 적용한 회사 및 디자이너’를 수상기준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어워드를 진행하고 있는 ADI 뮤지엄으로부터 ‘DBEW전’이 초청받은 것은 더욱 큰 의미가 있다 할 것이다. 

 

또한 ADI 뮤지엄 건물은 과거 ENEL 본사였던 공간을 살린 곳으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는 공간이다. 한국의 전통 소재인 옻칠 기법을 일상에서 사용하는 현대 가구에 적용시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한 ‘DBEW전’과의 협업은 ‘과거와 현재의 공존’, ‘과거의 유산을 활용한 현대와 미래’라는 측면에서도 잘 어우러진다. 

 

ADI 뮤지엄의 관장인 안드레아 칸첼라토(Andrea Cancelato)는 전 밀라노 트리엔날레 디자인뮤지엄 관장을 역임했다. 안드레아 칸첼라토 관장과 이번 전시를 기획한 국민대 최경란 교수(OCDC 소장)와의 인연은 최경란 교수가 2010년 서울 유네스코 디자인 창의도시 선정 기념 서울디자인한마당의 총감독을 역임할 때 시작됐다. 이후 안드레아 칸첼라토 관장이 최경란 교수를 밀라노 트리엔날레 큐레이터로 초청했고, 최경란 교수는 2011년 트리엔날레 디 밀라노 전시 초청 큐레이터로서 트리엔날레 뮤지엄에서 최초로 한국 디자인을 소개했다. ADI 뮤지엄의 관장을 역임하게 된 안드레아 칸첼라토는 이번에 새롭게 한국 전통문화를 통해 가구 디자인의 미래를 제시한 DBEW 전시를 기획한 최경란 교수를 초청했고, ADI 뮤지엄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의 디자인이 선보여지게 된 것이다.  

 

오랜 시간 한국과 디자인 교류를 해오며 이미 한국 공예에 대해 높이 평가한 바 있는 안드레아 칸첼라토 관장이 이번 전시를 선택하게 된 배경에는 “디자인에 있어 아시아의 대표주자는 서울”이라는 그의 견해가 자리한다. 여기에 ‘DBEW’가 제시하는 ‘동서양을 넘어선 디자인’에서 미래를 위한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 그는 이번 전시에 대해 “한국의 전통적 소재를 현대적 가구에 결합시켜 미래 사회를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전시”라 평했다. 

 

 

 

 

‘DBEW FORUM 2023’

 

 

동아시아의 문화적 차이와 다양성을 이해하고 디자인 정체성을 규명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2004년 설립된 OCDC는 한국,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공통의 문화적 배경을 토대로 한 동양적 디자인에 대한 체계적인 개발과 연구를 위해 힘쓰고 있으며, 한국적 감수성을 기초로 문화적 특성을 찾아 현대 디자인에 적용하는 등, 국제적인 전시와 포럼 등을 통해 실천해왔다. 

 

공예와 디자인의 경계를 뛰어넘어 옻칠을 통해 미래를 위한 디자인을 제시하고자 OCDC가 기획한 이번 전시에 앞서 OCDC는 지난 해 밀라노 디자인 위크 기간에 ADI 뮤지엄에서 ‘DBEW FORUM 2023’를 개최, ‘Design Beyond East and West’를 주제로 아시아 디자인의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밀라노 현지 디자인계와의 공감대를 형성한 바 있다. 이를 통해 DBEW와 ADI 뮤지엄은 동서양을 넘어 디자인이 공통적으로 지향해야하는 지점을 찾고, 현대사회와 미래를 위한 디자인에 적용시키고자 했다.

 

OCDC는 우리의 전통문화 기술인 옻칠을 일상의 기능 가구에 적용해 현대의 생활문화 특성에 맞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실현하는 디자인을 알리고 시공간을 뛰어넘는 현대적 생활 디자인의 가치를 확산시키고자 이번 전시를 기획했으며, 디자이너와 공예 명장들의 협업으로 이루어진 전 과정을 통해 디자인 콜라보레이션의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고 현대적 가구 기능에 지속가능한 소재로서의 옻칠과 한국의 미학을 접목시킴으로써 동, 서양을 넘어서는 디자인을 보여주고자 했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장동광 원장, 안드레아 칸첼라토 ADI 뮤지엄 관장, 강기청 광주광역시장, 광주디자인진흥원 송진희 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DBEW 2024’ 개막식

 

 

‘DBEW 2024’전시에서 최경란 국민대 교수(OCDC 소장)이 안드레아 칸첼라토 ADI 뮤지엄관장(가운데)과 전병극 문체부제1차관(맨 오른쪽)에게 작품 설명을 하고 있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 ㈜한진, ㈜대한항공, ㈜퍼시스의 후원으로 이루어진 이번 전시에 대해 루치아노 갈림베르티 ADI 뮤지엄 회장은 현대사회에서도 여전히 의미가 있는 전통, 미래사회를 향한 충분한 가능성을 지닌 옻칠을 보여준 이번 전시에 대해 “살아있는 추억을 선사한 전시”라 표현했으며, 동양과 서양, 과거와 미래를 하나로 융합한 전시라고 평가했다. 지난 20년간 세계무대를 중심으로 한중일 문화중심의 새로운 가치를 찾아오며, 세계 디자인의 트렌드를 이끄는 디자인 도시 밀라노에서 한국 전통 공예와 디자인의 접목을 통해 디자인의 지속가능성과 미래 디자인에 대한 답을 제시한 DBEW의 앞으로의 향방은 더욱 큰 기대를 불러모으고 있다. 

 


ADI 뮤지엄 루치아노 갈림베르티 회장

 

 

지난 기사에서는 세계적인 큐레이터 로사나 올란디 & 니콜렛타 부르뇨니와의 인터뷰를 전했다. 이번 기사에서는 ADI 뮤지엄의 루치아노 갈림베르티 회장과의 인터뷰를 전한다. 

 

DBEW 인터뷰 ②_ ADI Museum 루치아노 갈림베르티(Luciano Galimberti) 회장

 

Q. ADI Museum에서는 그간 수많은 전시들이 개최돼 왔습니다. 이번 전시가 그동안의 전시들과 다른 특별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뮤지엄은 여전히 세계적인 소명을 확인하고 싶어합니다. 이번 전시는 전통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의미가 있는지 확인하는 자리가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의미가 없는 전통은 노스텔지아에 머무르고 말지만 의미가 있다면 좋은 추억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DEBW전’은 미래를 내다보는 전통이란 무엇인지를 보여주었고, 모두에게 살아있는 추억을 선사했습니다. 

 

또 이번 전시는 얼마나 다양한 방법으로 테이블을 활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모양과 크기는 제 각각이지만 그 활용이 달라도 테이블은 언제나 우리를 연결해주는 일종의 ‘연대의 전통’을 제공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 전시는 가족, 직장 등 다양한 집단의 연결에 대한 전통이 테이블이라는 오브제로 살아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전시의 작품 중에는 이탈리아 디자인의 거장 알레산드로 멘디니(Alessandro Mendini)를 오마주한 작품도 포함이 되어있는데, 그러한 점에서도 특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그간의 여러 전시들과 비교해봤을 때 전통과 현대의 만남, 과거와 현재의 공존이라는 측면에서 이번 전시가 갖고 있는 가치는 무어라 생각하시나요?


이번 전시는 굉장히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전통과 혁신, 과거와 미래에 대한 고찰은 언제나 흥미로운데, 동양에서 이러한 고찰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이러한 상반된 개념이 이 전시를 통해 하모니를 이루었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Q. 이번 전시는 지속 가능한 미래 사회를 위한 자연 소재인 옻칠을 보여주면서, 일상 생활 가구 디자인의 마감재로 사용될 수 있는 비전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앞으로 디자인에 옻칠이 활용될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요?


이탈리아 디자인에도 ‘칠’에 대한 훌륭한 전통이 있습니다. 하지만 화학적인 재료인 폴리우레탄으로 이루지는 이러한 작업은 친환경, 지속가능성이 대두되는 현시대에 와서는 생태와 환경에 대한 민감성 측면에서 어려움에 직면했죠. 그런데 옻칠은 전통의 소재임에도 동시대적이기까지 합니다. 지구를 생각하고 지속가능성의 면에서 많은 가능성이 있는 소재라고 여겨집니다. 

 


ADI 뮤지엄 루치아노 갈림베르티 회장

 

 

Q. 동·서양의 조화는 이번 전시의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이번 전시가 세계적인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더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이번 전시는 2024년 밀라노 디자인 위크 기간동안 이루어진 광대한 여정의 한 지점입니다. 트리엔날레, 갤러리아 로사나 올란디의 전시 등 각각의 관점이 부여된 광범위한 개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모든 지점을 종합하면 디자인에 대한 더욱 흥미로운 내용을 얻을 수 있습니다.

 

ADI 뮤지엄은 이탈리아 디자인 뮤지엄으로서, 이번 전시에서 동양과 서양 사이에 질문을 제기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합니다. 우리는 이번 밀라노 디자인 위크 기간동안 다른 두 전시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일본 디자인전과 젊은 중국 디자이너의 전시였는데요, 이는 그야말로 우리와 동양과의 관계가 이탈리아 디자인의 기본이 되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한국에 대한 전시를 시작으로 우리 역시 선보여진 내용에 대해 폭넓게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Q. 향후 OCDC와 어떤 협력을 하실 계획이신가요?


이번 협력은 무척 의미 있는 작업이었습니다. 앞으로는 좀 더 폭넓은 다양한 활동을 해 나가고 싶습니다. 젊은 인재들이 공통의 주택 유형 즉, 라이프 스타일을 다루고, 동서양에 존재하는 이러한 라이프 스타일의 공통 유형을 알며 찾아내도록 하는 작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yjchoi@jungle.co.kr)
통역 및 현지 진행_ 노영아(Young ah Roh)
사진제공_ OCDC

facebook twitter

#OCDC #밀라노 #국민대학교 #동양문화디자인연구소 #최경란 #이탈리아디자인뮤지엄 #ADI #뮤지엄 #루치아노갈림베르티회장 #옻칠 #동서양의융합 #미래소재 #미래디자인 

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당신을 위한 정글매거진